조태열 외교부 2차관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설인 나눔의 집을 6일 방문했다. 설날(19일)을 앞둔 이날 방문에서 조 차관은 “어르신들께 세배 드리는 심정으로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설날 직전에는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이 곳을 방문했다. 경기 광주시 퇴촌면에 위치한 나눔의 집에는 생존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53명 중 10명이 거주하고 있다.
조 차관은 “정부 차원에서 그 동안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애썼으나 미진해 송구하다”며 “박근혜 대통령도 이 문제 해결을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로 여기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복 70년, 한일수교 50주년을 맞는 올해 일본도 진지한 자세로 (문제 해결에)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일 양국은 지난해부터 7차례 국장급 협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논의했으나 아직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유희남 할머니(86)는 “한국 정부가 애를 썼지만 아베(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의미)는 눈도 끔쩍하지 않는다”며 “사과 한 마디 없는 일본이 돈으로 보상한들 우리가 15, 16세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한국 땅에서 여자로 태어난 게 원망스럽다”며 “죽기 전에 분하고 억울한 점을 풀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강일출 할머니(87)도 “우리는 모질게 당했다. 위안소에서 ‘죽으라’하면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했다”며 울먹였다. 또 “명이 길어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데 우리가 죽고 나면 기자들도 (일본의 만행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옥선 할머니(88)는 “죽기 전에 (일본의) 사죄만 받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대해 조 차관은 “할머니들의 자존심이 우리나라의 자존심”이라며 “명예와 자존심을 되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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