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 해군의 구형 초계함과 고속정 등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신형 함대함미사일과 미사일 고속함을 공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7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참관한 가운데 북한 함정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해상에 떠 있는 표적을 격파하는 전 과정을 공개했다.
두 매체는 “최고 사령관 김정은 동지의 뜻을 받들고 한 사람같이 떨쳐나선 국방과학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들, 군수 노동계급은 신형 반함선(대함) 로켓을 최첨단 수준에서 개발하는 성과를 이룩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가까운 시일 내 실전배치해 우리에 대해 군사적 타격을 기도하는 적 함선 집단들과의 접촉전이든 비접촉전이든 강력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시험발사는 해군 제155부대가 진철수 동해함대장(소장)의 지휘 아래 진행됐고 김정은이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인민무력부 부부장인 육군상장 윤동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홍영칠 등도 동행했다.
김정은은 신형 로켓 개발 수준에 만족을 표시하고 “현대전의 그 어떤 작전과 전투에서도 주도권을 확고히 틀어쥘 수 있는 고도로 정밀화, 지능화된 전술유도무기들을 더 많이 만들어내라”고 주문했다고 두 매체는 전했다. 북한 제155군부대가 강원도 문천군에 있는 점에 미뤄 이번 훈련은 동해상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도 “북한이 6일 원산 앞바다에서 시험발사를 했고, 미사일은 약 100여㎞를 날아갔다”고 말했다. 북한이 함정에서 함대함 미사일 발사 모습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이 공개한 신형 미사일은 러시아제 Kh-35 대함미사일을 본 뜬 KN 계열의 미사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Kh-35는 미국의 대표적 함대함미사일인 하푼과 비슷한 성능을 갖고 있다. 최대 음속의 0.8배로 전파교란도 거의 받지 않고 최대 130㎞ 밖의 함정을 추적 파괴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는 기존 스틱스 함대함미사일(최대 사거리 80㎞)보다 50㎞가 더 길다. 특히 바다 위 15m로 초저고도로 비행하다 표적이 가까워지면 고도를 더 낮춰 기습공격을 해 상대 함정이 레이더로 탐지하거나 요격하기 힘들다.
러시아는 1990년대 중반 Kh-35를 개발해 미얀마와 베트남 등에 수출했다. 북한도 직접 도입했거나 제3국을 거쳐 입수한 뒤 분해 재조립하는 ‘역설계’로 독자 모델을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신형 미사일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한국 해군 함정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형구축함(KDX)과 신형 호위함은 램(RAM) 미사일과 골키퍼 등 대함미사일 요격수단을 갖췄지만 기존의 구형 초계함과 호위함은 채프(적 레이더 신호를 교란하는 금속 박편)외에 다른 대응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서해 NLL 최전선에 배치된 해군 고속정은 이마저도 없는 실정이다.
해군 관계자는 “북한이 지상의 장사정포처럼 바다에서도 사거리가 긴 대함미사일로 한국 해군에 대한 질적 열세를 만회하려는 ‘비대칭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이 신형 함대함 미사일은 남포지역에서 쏘면 남쪽의 함정까지 공격할 수 있다.
이날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 신형 함정(200~300t급·추정)도 최초로 공개됐다. 이 함정은 최대 시속 90㎞로 항해할 수 있고,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형상으로 설계됐다. 4기의 신형 함대함미사일과 고속근접방공기관포 등을 장착했다. 군 당국자는 “북한의 신형 미사일과 함정 공개는 다음달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한 무력시위 일환으로 관련동향을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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