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표결 여부로 긴박하게 움직이던 새정치민주연합 공보실에 일순 찬바람이 불었다. 지난해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의 흙집에서 은거 중인 손학규 전 상임고문(사진)이 문재인 대표와의 만남을 고사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이날 오전 문 대표가 14일 손 전 고문을 찾는다는 기사를 확인해준 공보실이 ‘오보(誤報)’를 전한 셈이 됐다.
당 내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손 전 고문이 2012년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문 대표에게 패하면서 쌓인 앙금 때문이다” “문 대표의 ‘뻔한 화해 행보에 손 전 고문이 뭐 하러 들러리를 서겠느냐”는 등 의견이 분분했다. 사실을 확인한 결과 중간 연락을 맡았던 한 의원의 실수에서 비롯된 해프닝으로 드러났다. 문 대표 측 핵심 A 의원은 전당대회 직후 손 전 고문과 가까운 B 의원에게 “문 대표가 찾아뵙겠다는 뜻을 전해 달라”고 했다. 손 전 고문은 11일 B 의원의 연락을 받고 수락했다. 이 의원은 이를 문 대표 측에 전달했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손 전 고문이 B 의원에게 “생각해보니 정계 은퇴를 하고 내려왔는데 문 대표를 만나면 정치 행보로 비칠 것 같다”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곧바로 문 대표 측에 전달하지 않고 12일 오전까지 미루다 오보 사건이 터진 것이다. B 의원은 “14일까지 시간이 있다고 생각해 여유를 부리다가 그만 일이 터졌다”며 멋쩍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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