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 정보기관 실패 새겨야”… 국가정보학회 13일 ‘통일 세미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3일 03시 00분


“통일 실현을 위해서는 정보기관의 효율적, 창의적 노력이 중요하다. 동독에 첩보망을 구축하지도, 경제 상황을 예측하지도 못한 서독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염돈재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은 12일 한국국가정보학회(회장 이기덕) 주최의 ‘통일준비와 정보기관의 역할’ 세미나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독 연방정보부(BND)는 1962년 소련의 쿠바 미사일 배치 등을 가장 먼저 예측해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통일 준비 과정에선 적지 않은 허점을 드러냈다.

염 전 차장에 따르면 BND는 인간정보(휴민트)를 수집하면서 동독 정치국 등 핵심부의 첩보망을 한 번도 구축하지 못했다. 게다가 동독에 심은 BND 공작원의 90%는 동독 비밀경찰(슈타지)과 옛 소련 정보기관(KGB)의 이중공작원이었고, BND 고위 간부가 슈타지에 포섭된 사실을 적발하지도 못했다.

특히 동독 경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서독 정부가 통일비용을 낙관적으로 추산하게 만들었다. 미국 중앙정보부(CIA)가 통독 혼란기에 동독 비밀문서를 빼간 사실을 몰랐다가 통일 후 미국으로부터 사본 일부를 돌려받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다만 염 전 차장은 “BND가 전체 역량의 50%를 옛 소련과 바르샤바조약기구에 투입했듯 한국도 (북한은 물론) 주변 4강에 정보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미나는 13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국가정보학회#통일 세미나#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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