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표결이 향후 정국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정국 주도권을 놓고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 상태다. 이번 인준 표결이 다시 무산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인적쇄신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야당이 불참해도 인준 표결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소속 의원 총동원령을 내렸다. 임명동의안 찬성을 당론으로 채택하지는 않았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도 이번 인준 표결 대응이 자신의 첫 정치력 시험대다. 문 대표는 15일 밤 최고위원들과 본회의 참석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16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최종 대응책을 결정하기로 했다.
○ 새누리, 총동원령 내렸지만 이탈표 고심
새누리당은 인준안을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국정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고 설 연휴(18∼22일) 전 총리 임명과 후속 인적쇄신을 통해 국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담겨 있다.
임명동의안은 재적 의원 295명 가운데 과반(148명)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원내 과반 의석인 158석을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비리 혐의로 구속된 송광호 조현룡 의원과 이 후보자 본인을 제외한 155명 전원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
김무성 대표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합의한 의사일정대로 진행돼야 한다. (여당) 이탈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인준안 처리 이후 개각 등 인사가 있을 예정이다. 국정과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인준안이 원만하고 순조롭게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서도 일부 이탈표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친이(친이명박)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14일 트위터에 “정치인이라면 마땅히 대의를 택해야 한다”고 말해 반대표를 던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 후보자는 12일 본회의가 연기되자 강원도 모처에 머무르다 표결 처리 전날인 15일 서울 자택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 새정치, 李 자진사퇴 촉구하면서 표결전략 고민
새정치연합 문 대표는 이날 밤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 참여 여부를 논의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앞선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논의된 △본회의 표결 참석 △본회의 참석 뒤 표결 불참 △본회의 불참 등 세 가지 대응책을 보고했다.
특히 본회의에 참석할 경우 이 후보자의 총리 자격을 강하게 문제 삼고 집단 반대표를 던지는 방안이 비중 있게 논의됐다. 하지만 이 후보자와 동향인 충청 출신 의원을 포함해 상당수의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의 총리 인준에 반대한다는 뜻만 밝히고 표결에 불참하는 방안 등도 함께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들은 “본회의에 불참할 경우 ‘국정운영 발목잡기’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새누리당 단독 처리의 절차적 문제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본회의에 불참해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문 대표가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 따라 고려해야 할 점과 정치적 파장을 물었고 최고위원들은 이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고 전했다.
이날 원내대표단 회의에선 “본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지난주 원내대표단 내에 ‘본회의 불참’ 의견이 압도적 다수였지만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