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혁 못한채 문닫는 與혁신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6일 03시 00분


최고위에 최종안 보고 일정 못잡아
김문수 16일 訪美… 사실상 활동종료
의원들 반발속 소통부족 지적도

지난해 9월 출범한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가 사실상 활동을 종료했다. 활동시한인 6개월 동안 공천개혁 등 핵심 의제와 관련한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당 안팎에서 “혁신 작업이 ‘용두사미(龍頭蛇尾·큰 그림을 그리려 했지만 결과는 초라해진 것)’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혁신위 전체회의는 9일 열린 회의가 사실상 마지막이었다. 김문수 혁신위원장(사진)과 나경원 공천·선거개혁소위원장은 1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혁신안을 보고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표결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최고위 보고 절차가 미뤄졌다. 향후 보고 일정은 아직 확정하지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의 한 관계자는 15일 “혁신위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논의를 마쳤다”며 “하지만 최고위 인준과 의원총회 추인 과정이 남아 있어 공식 활동 종료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다음 달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최종 수렴한 뒤 관련 법안 발의 등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혁신위 6개월의 성과물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편이다. 출범 초기 혁신위는 출판기념회 금지, 체포동의안 제도 개선, ‘무회의 무세비’ 도입 등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와 관련된 혁신안에 집중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의원총회에서 혁신안에 대해 반대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한 달 뒤에야 가까스로 추인을 받았다. 당시 의원들 사이에선 “혁신위를 혁신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그동안 의원들은 혁신위가 내놓은 결과물을 언론을 통해 들었고 혁신위 논의가 끝난 줄도 몰랐다”며 “김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의원들과 소통하면서 혁신 내용을 설명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혁신위가 정작 혁신의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지엽적인 대목에 집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혁신위 논란이 커질수록 혁신위를 이끌었던 김문수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도 어려워지게 됐다. 지난해 9월 혁신위가 출범할 당시만 해도 김 위원장의 행보는 김무성 대표와 함께 ‘문무(김문수-김무성) 합작’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주목받았지만 지금은 그 정도 ‘울림’이 없다는 평가가 많은 편이다.

김 위원장은 16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 김 위원장은 워싱턴에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북한인권위원회 주최로 열리는 북한인권 토론회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 측은 “오래전부터 잡혀 있던 일정이라 혁신위 활동 때문에 미룰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미국 방문 기간 중 다음 행보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새누리당#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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