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에 최종안 보고 일정 못잡아
김문수 16일 訪美… 사실상 활동종료
의원들 반발속 소통부족 지적도
지난해 9월 출범한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가 사실상 활동을 종료했다. 활동시한인 6개월 동안 공천개혁 등 핵심 의제와 관련한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당 안팎에서 “혁신 작업이 ‘용두사미(龍頭蛇尾·큰 그림을 그리려 했지만 결과는 초라해진 것)’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혁신위 전체회의는 9일 열린 회의가 사실상 마지막이었다. 김문수 혁신위원장(사진)과 나경원 공천·선거개혁소위원장은 1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혁신안을 보고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표결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최고위 보고 절차가 미뤄졌다. 향후 보고 일정은 아직 확정하지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의 한 관계자는 15일 “혁신위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논의를 마쳤다”며 “하지만 최고위 인준과 의원총회 추인 과정이 남아 있어 공식 활동 종료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다음 달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최종 수렴한 뒤 관련 법안 발의 등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혁신위 6개월의 성과물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편이다. 출범 초기 혁신위는 출판기념회 금지, 체포동의안 제도 개선, ‘무회의 무세비’ 도입 등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와 관련된 혁신안에 집중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의원총회에서 혁신안에 대해 반대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한 달 뒤에야 가까스로 추인을 받았다. 당시 의원들 사이에선 “혁신위를 혁신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그동안 의원들은 혁신위가 내놓은 결과물을 언론을 통해 들었고 혁신위 논의가 끝난 줄도 몰랐다”며 “김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의원들과 소통하면서 혁신 내용을 설명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혁신위가 정작 혁신의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지엽적인 대목에 집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혁신위 논란이 커질수록 혁신위를 이끌었던 김문수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도 어려워지게 됐다. 지난해 9월 혁신위가 출범할 당시만 해도 김 위원장의 행보는 김무성 대표와 함께 ‘문무(김문수-김무성) 합작’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주목받았지만 지금은 그 정도 ‘울림’이 없다는 평가가 많은 편이다.
김 위원장은 16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 김 위원장은 워싱턴에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북한인권위원회 주최로 열리는 북한인권 토론회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 측은 “오래전부터 잡혀 있던 일정이라 혁신위 활동 때문에 미룰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미국 방문 기간 중 다음 행보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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