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개각의 깜짝 카드는 홍용표 대통령통일비서관의 통일부 장관 내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인사를 통일부 수장으로 보내 경색된 남북 관계 돌파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홍 후보자는 지난해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출범 때 위원 선정 등 핵심적 역할을 했고 정종욱 통준위 민간 부위원장과 통준위 사업에 손발을 맞춰 왔다. 통준위를 구심으로 남북 민간 교류를 추진하려는 박 대통령이 통준위에 더 힘을 실어 준 셈이다.
홍 후보자는 지난해 2월 남북 고위급 접촉 때 회담 대표였다. 지난해 10월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의 깜짝 방문 오찬에도 참석해 현 정부 출범 후 이뤄진 두 차례 남북 고위급 회담에 모두 참여했다. 북한이 청와대와의 직접 대화를 원해 온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0년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에 참여했고 대선 캠프에서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입안한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와 함께 대북 정책 입안에 깊숙이 관여했다. 홍 후보자는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이해가 깊고 대북 정책에 대한 박 대통령의 생각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도 꼽힌다. 대선 캠프 때 1주일에 2번씩 열린 외교통일추진단 회의에서 총무를 맡으며 논의된 정책 자료를 모두 정리하고 보관해 온 대북 정책의 ‘브레인’이다. 홍 후보자는 남북대화와 교류 협력 등 접촉을 통한 북한 변화를 강조해 왔다.
박 대통령이 외교안보 분야에선 캠프 때부터 손발을 맞춘 인물을 선호한다는 사실이 다시 증명되기도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국가미래연구원 및 대선 캠프 출신이고, 이병기 국가정보원장도 대선 캠프에 참여했다.
홍 후보자의 나이는 51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중 최연소자다. 2013년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과장급인 실무위원으로 참여했다가 1급인 통일비서관으로 발탁된 뒤 장관으로 내정되는 초고속 승진을 했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비서관 시절 상관인 주철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차관급)보다 급이 높아진다. 지난해 개각 때에도 통일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번에 물러나는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의 처남이어서 내각에 같이 있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한다. 홍 후보자의 부친은 코리아타임스 편집국장, 한국일보 이사를 지낸 홍순일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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