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57)이 이른바 ‘논두렁 시계’ 진술 등에 대해 “2009년 노 전 대통령 수사 내용 일부를 과장해 언론에 흘린 것은 국가정보원”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야권이 전임 이명박 정권을 맹비난하며 진상 규명의지를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이 전직 대통령 수사 내용을 과장·왜곡해서 언론에 제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국민들에 잘못된 내용을 전하게 한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행위로, 반드시 관련 사실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며 “관련 상임위를 긴급 소집해 이 문제를 철저히 가리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봉하마을 논두렁에 버렸다는 명품시계는 국정원의 조작된 언론 흘리기였다. 봉하마을이 아니라 도곡동의 논두렁이었다”며 “천인공노할 국정원의 만행을 규탄하며, 노 전 대통령이 겪었을 고통을 생각한다”고 개탄했다.
김영록 수석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정치에 개입할 수 없는 국정원이 퇴임한 대통령을 망신주기 위해 이러한 공작을 벌였다는 데 섬뜩한 충격을 느낀다”면서 “왜 국정원이 전직대통령을 망신주기 위해 공작정치를 벌였는지 그 이유를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임 시절로 그의 개입 여부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정보위,법사위 등 관련 상임위를 긴급 소집해 진실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은 “이명박 정권의 음험한 정치적 음모를 캐내야 한다”고 전임 정권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김종민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있지도 않은 논두렁 시계가 언론을 통해 일제히 보도되고 여론은 급속히 악화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과 주변의 사람들이 이명박 정권에 의해 더 해를 입기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 명예를 지켰다”며 당시 상황을 상기한 후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당시 국정원의 수장은 원세훈 전 원장이었다. 원 전 원장은 이미 대선 개입으로 공직선거법상 유죄를 인정받았다. 원 전 원장은 이명박 정권 초기부터 노골적으로 정치에 개입해 여론을 뒤흔들었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난 것”이라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파렴치한 공작 만행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공작이 MB정권 차원에서 이뤄졌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권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거대한 기획을 단순히 원 전 원장이 독단으로 꾀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국정원조차도 쥐락펴락할 수 있는 배후의 의지가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라며 “원 전 국정원장을 다시 법정에 세워 노 전 대통령 수사의 진상과 이명박 정권의 음험한 정치적 음모를 캐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은 당장 국정원의 정치개입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정권의 하수인이라는 추악한 과거와 결별하고 오명을 씻을 수 있는 방법은 그 하나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이 날 한 언론에 실린 인터뷰 기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언론 보도 등은 국정원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며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 내용으로 ‘언론플레이’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장은 “(검찰이) 노 전 대통령에게 ‘시계는 어떻게 하셨습니까’라고 묻자 노 전 대통령이 ‘시계 문제가 불거진 뒤 (권 여사가) 바깥에 버렸다고 합디다’라고 답한 게 전부”라며 “논두렁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그런 식으로 (국정원이) 말을 만들어서 언론에 흘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 개입 근거에 대해서는 “(언론까지) 몇 단계를 거쳐 이뤄졌으며 나중에 때가 되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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