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이인규 폭로, 다목적 다용도 의도적 발언”

  • 동아닷컴
  • 입력 2015년 2월 25일 17시 05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57)이 ‘논두렁 시계’ 진술을 조작해 언론에 흘린 주체가 국정원이라고 폭로한 것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은 25일 이 전 부장의 ‘다목적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역임한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먼저 “이인규 중수부장의 노대통령 수사관련, 국정원이 언론플레이하고 빨대를 넘어 공작 수준이었다는 폭로는 사실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전 중수부장이 뒤늦게 이 같은 폭로를 한 배경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박 의원은 “당시 수사 주역은 이인규, 우병우 부장인데, 노대통령 서거에 책임이 있던 당사자로서 억울하다는 형식을 띠고는 있으나 우 민정수석 취임 직후라는 점과, MB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점, 공무상비밀누설 공소시효 5년 경과 뒤 작심발언이라는 점,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 고공행진 국면에서 나온 점 등을 종합하면, 다목적 다용도 의도적 발언으로 보여짐”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실세로 떠오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보호하고, 현 정권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견제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것 등을 노리고 이번 폭로를 했다는 것.

박 의원은 마지막으로 “그나저나 수사내용은 아무리 국정원이라도 검사가 말해주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라며 “대검 중수부가 도청에 뚫리지는 않았을 테고”라고 글을 맺어 국정원에 책임을 떠넘긴 이 전 부장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 전 부장은 이 날 한 언론에 실린 인터뷰 기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언론 보도 등은 국정원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며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 내용으로 ‘언론플레이’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장은 “(검찰이) 노 전 대통령에게 ‘시계는 어떻게 하셨습니까’라고 묻자 노 전 대통령이 ‘시계 문제가 불거진 뒤 (권 여사가) 바깥에 버렸다고 합디다’라고 답한 게 전부”라며 “논두렁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그런 식으로 (국정원이) 말을 만들어서 언론에 흘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 개입 근거에 대해서는 “(언론까지) 몇 단계를 거쳐 이뤄졌으며 나중에 때가 되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박범계#이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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