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년 후인 2020년에 최대 100개의 핵무기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최신형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을 20∼30기 보유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미국에서 공개됐다. 워싱턴의 유력 싱크탱크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속도로 볼 때 조만간 4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북한 핵 개발 용인하면 위험”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초빙연구원은 24일 워싱턴 특파원 대상 브리핑에서 북한 핵 개발의 세 가지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현재 북한이 가진 핵무기를 10∼16개로 전제할 때 북한 핵 능력을 △저성장 △중간성장 △고성장 등 세 가지로 상정한 뒤 2020년 예상되는 핵무기 개수와 폭발력을 계산한 것.
최악의 시나리오인 고성장의 경우 북한 핵무기 수는 100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저성장의 경우 20개, 중간성장의 경우 50개라는 추정치가 제시됐다.
핵무기의 평균 폭발력은 저성장의 경우 10kt(킬로톤), 중간성장은 10∼20kt, 고성장의 경우 20kt 이상으로 추정됐다. 고성장은 전술핵무기를 필요한 곳에 얼마든지 배치할 수 있는 단계가 되는 것이라고 위트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북한 미사일 개발의 세 가지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현대화 정도를 △최소 수준 △현재 수준 △최대 수준으로 구분한 뒤 최대 수준의 경우 미국 서부 해안과 알래스카를 사정권에 두는 최신형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인 KN-08 20∼30기를 실전에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 출신인 위트 연구원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 정책을 고수하며 사실상 북한 핵 개발을 방치했다”며 “이대로 북한의 핵 개발을 용인한다면 2020년 한국 미국 일본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봉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북한, 6자회담 복귀할 뜻 없다”
워싱턴의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24일 ‘2015년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서 “김정은 정권은 비핵화는 물론이고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에도 복귀할 뜻이 없다”며 “북한의 핵, 미사일, 사이버전 수행 능력은 한반도는 물론이고 미국 본토에도 실질적이고 명백한 위협이다”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이미 중거리 미사일인 노동 미사일에 소형화한 핵탄두를 탑재하는 능력을 확보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사거리 300∼500km) 800기, 중거리 노동 미사일(1300km) 300발과 무수단 미사일(3000km 이상) 50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거리 대포동 미사일도 꾸준히 향상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포동 미사일의 사거리는 미국 서부는 물론이고 시카고처럼 워싱턴에서 가까운 중부권에까지 이른다고 적시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10개의 핵탄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사일 사거리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려고 시도하는 만큼 조만간 4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북한이 언제든 한국에 기습공격을 할 수 있도록 비무장지대(DMZ)로부터 144km 이내에 병력의 70%를 전진 배치했으며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에서 보듯이 재래식 무기도 매우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순 비교했을 때 13개 군사항목 중 전투병, 탱크 등 11개 분야에서 북한은 한국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 북한 군사력 “충격적” vs “과장됐다”
5년 뒤 북한이 핵무기 100개를 가질 수 있다는 위트 연구원의 분석에 대해 한미 당국자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는 이날 워싱턴의 한 세미나에서 “(이번 분석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무기 개발 능력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위트 연구원의 분석과 헤리티지 보고서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한국 자료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북한 핵 능력 고도화가 문제인 것은 맞지만 위트 연구원은 이를 과학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 군 당국은 헤리티지 보고서에 대해 “단순한 양적인 차이로 북한 군사력이 우위에 있다고 보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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