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이병기, 이후락 연상” vs 박지원 “참 잘된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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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3월 2일 15시 23분


청와대 비서실장 이병기. 동아일보 DB
청와대 비서실장 이병기. 동아일보 DB

문재인 대표 등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2일 박근혜 대통령의 이병기 비서실장 임명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대표에 패해 당권을 놓친 박지원 의원은 이병기 실장 기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병기 전 국가정보원장이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라고 꼬집으며 “인사의 기본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탄식을 금할 수 없다” 총평했다.

최고위원 당선 후 잇단 강성 발언으로 주목받고 있는 정청래 최고위원은 한 술 더 떠 “유례없는 참 나쁜 인사”라며 “박정희 정권의 이후락을 연상케 한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이후락은 비서실장으로 있다가 주일대사 갔다가 중정부장(중정은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를 가리킨다)으로 갔다”며 “그걸 따라 배웠는지 이병기 주일대사를 국정원장 앉히더니 비서실장으로 옮겨 이후락을 연상케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사든 정책이든 미래로 가야지 과거로 가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유승희 최고위원도 “비서실장 인선은 소통과 먼 인사”라면서 “국정원장의 비서실장 이동으로 청와대의 공작 정치도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박지원 의원은 같은 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잘 선택된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비서실장 역할을) 잘하실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내부에서나 새누리당 내부에서 여러 가지 알력관계가 있을 때 일일이 대통령께서 만기친람하면 문제가 있다”며 “리더십을 가지고 업무를 과감하게 조정해 나가는 악역(을 맡아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전임 김기춘 실장에 대해 “국정업무를 총괄적으로 하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청와대 비서실은 국정업무의 집행기관이 아니다. 국정은 어디까지나 내각이 주도적으로 해야 되고 비서실은 대통령과 내각을 잘 연결시키고 또 내각의 업무가 꼬일 때는 잘 조정해 주는 그런 역할을 해야지, 주도적으로 앞장선다고 하면 내각이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때 ‘문고리 권련 3인방’의 권련남용설로 얼마나 시끄러웠느냐고 상기하면서 “이러한 것을 사전에 정리해 주지 않으면 대혼란이 오기 때문에 그러한 것을 때로는 과감하게 정리, 조정을 해 줘야 한다는 얘기”라고 신임 비서실장이 때론 악역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를 부연했다.

주일대사에서 국정원장으로 옮긴지 7개월 만에 다시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저도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7번 임명장을 받았고, 그래서 책임도 많이 졌다”며 “그것이 흠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두둔했다.

다만 “국가정보기관 최고 수장이 6~7개월 만에 다시 비서실장으로 옮기는 것은 국정원 개혁을 앞두고 상당히 문제가 있지 않느냐 하는 지적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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