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주한英대사 “덕수궁 돌담길 개방은 안전문제 때문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1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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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헤이 신임 주한 영국대사.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찰스 헤이 신임 주한 영국대사.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찰스 헤이 신임 주한 영국대사(50)는 11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꼽히는 한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만큼 안전과 안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한 외교사절단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헤이 대사는 영국 역시 테러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영국인 인질 처형에서 보듯 세계 각국에서 영국인이 테러리스트들의 목표가 되고 있다”며 “IS 퇴치를 위한 국제 연합에서 한국과 영국이 함께 협력하고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IS가 한국, 영국 등 각국 젊은이들을 회유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IS가 이슬람 전체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를 만큼 각국 국민들이 무지하지 않다”고 말했다.

영국대사관 부지에 막혀 단절된 덕수궁 돌담길을 개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헤이 대사는 “서울시 계획에 매우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우리의 중요한 우려 사항은 건물과 직원들의 안전 문제다. 이를 감안할 때 당장 논의하긴 어렵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2000년대 초부터 도심에서 가장 걷기 좋은 길로 꼽히는 덕수궁 돌담길 중 영국 대사관이 점유한 약 190m의 구간을 다른 길과 연결해 산책로로 조성할 계획을 세웠지만 대사관 측의 반대에 부딪혀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한일 과거사 논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헤이 대사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과거사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영국과 독일의 과거사 청산 사례를 한국과 일본에 적용하긴 어렵다”며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만큼 미래지향적 태도를 지니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영국 부대사, 영국 외무부 영사국장 등을 지낸 헤이 대사는 지난달 초 부임했다.부임 전 1년 이상 한국어를 배웠다는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런던에서 7개월, 서울에서 6개월, 부산에서 홈스테이 3주 동안 (한국어 공부를) 했다”며 “그래서 사투리가 없어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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