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여야 영수회담, 경제살리기에 집중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3일 03시 00분


朴대통령-여야대표 靑회동… 원로-전문가 10인의 제언
13일 5부 요인에 중동순방결과 설명

朴대통령 “한미동맹 흔들리지 않을 것”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후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2015 장교합동임관식에서 임관 장교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답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어떤 외부 방해에도 한미동맹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룡=청와대사진기자단
朴대통령 “한미동맹 흔들리지 않을 것”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후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2015 장교합동임관식에서 임관 장교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답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어떤 외부 방해에도 한미동맹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룡=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7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회동한다. 3자회동은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9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특히 2012년 대선에서 격돌한 박 대통령과 문 대표는 당시 TV 토론 이후 2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주한다. 새정치연합 김현미 대표비서실장은 12일 브리핑에서 “회담 의제는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 결과와 민생경제 현안”이라고 밝혔지만 추후 논의 과정에서 여타 현안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은 3자회동에서 문 대표에게 경제 살리기의 시급성을 설명하고 초당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 취임 일성으로 ‘대정부 전면전’을 선포했던 문 대표도 국정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면서 야권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위상을 굳혀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박 대통령은 13일엔 청와대로 정의화 국회의장과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이완구 국무총리 등 5부 요인을 초청해 중동 순방 결과를 설명한다.

“대통령은 정치권에 귀 열고… 文은 구체적 대안 내놔야” ▼

동아일보는 여야 원로 정치인과 정치학자 등 전문가 10명에게 3자회동의 주요 의제를 물었다. 대부분 경제 살리기와 공무원연금 개혁에 집중됐다. 외교안보 이슈 중에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와 남북통일 문제가 많이 꼽혔다. 이들은 이번 회동이 박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설명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구체적 결과물을 도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 “공무원연금-경제 집중하라”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공무원연금 개혁과 국회 경제입법 등 중요한 문제가 남아 있다”며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로 끝나서는 결코 안 되며 나라의 어려운 문제에 대해 흉금을 터놓고 논의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도 공무원연금 개혁을 포함한 4대 분야 구조 개혁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구조 개혁은 실질적인 방향성 등을 합의하지 못하면 불가능하다”며 “경제활성화 법안의 경우에는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대타협을 이루고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했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3자회동의 공통분모로 ‘경제’를 꼽았다. 한 교수는 “그동안의 긴장과 갈등에도 불구하고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찾으면 정치적으로 큰 플러스가 될 것”이라며 “핵심이 고용 증대에 있다는 합의를 이뤄내면 국민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광범위한 의제를 다루라고 주문했다. 김 전 의장은 “소통 자체가 의미가 있는 만큼 이번에 한일관계 등 외교 문제와 국내 경제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처방을 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전 대통령정책실장도 “남북관계를 포함해 동북아의 중대한 문제인 ‘사드’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은 “통일 문제를 화두로 꺼내 이번 기회에 통일 준비의 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 “대통령은 귀 기울여 경청해야”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3자회동과 관련해 “소통 부족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온 대통령이 통치 스타일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전 의장은 “여야 대표들과 자주 대화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이 정책 조율을 위해 설득도 해야 하지만 여야 대표들의 목소리를 잘 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윤종빈 명지대 교수도 “일단 귀를 열어 많이 들으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싶은 마음도 있겠지만 이번 회동만큼은 60∼70%를 듣는 데 할애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윤성이 경희대 교수는 “가장 중요한 점은 야당 입장을 많이 들어주고 가급적 수용하는 것”이라며 “성과보다는 소통의 문제로 지지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야당과 상시적으로 만나 협의할 것이라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 “문재인, 구체적 대안 마련해야”

문재인 대표에 대해서는 협조할 것은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충고했다.

김형준 교수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갖고 대통령을 만나야 대안 주도형 정당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윤종빈 교수도 “중요한 쟁점에 대해선 야당의 건설적인 안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성이 교수는 “지금까지 야당은 청와대가 한 것을 평가만 했는데 이제는 야당이 경제정책에 대해 대통령에게 제안하면 국민에게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김 대표와 관련해서는 “야당을 압박해선 안 되고 대통령과 야당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회동에서 이견이 생기면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고성호 sungho@donga.com·배혜림·홍정수 기자

#여야 영수회담#경제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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