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 높일 정책 합의 자리 돼야”… 안철수 “구체 대안 제시하라고 조언”
文 “통일후에도 주한미군 유지돼야”
“각자 할 말만 하고 끝나는 여야 영수회담이 돼서는 안 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3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17일 청와대 회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는 “서민과 중산층의 가계 가처분소득을 높일 수 있는 ‘경제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합의해야 한다”며 “당장 눈에 띄는 성과가 아니더라도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했다.
문 대표는 이번 청와대 3자 회동을 통해 야권의 유력한 차기 주자 위상을 굳혀나가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핵심 측근인 김현미 비서실장을 통해 조윤선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회담 의제를 놓고 막후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전직 당 대표를 지낸 인사들과 오찬을 하면서 ‘훈수’를 부탁했다. 야당의 수장이 박 대통령과 만난 뒤 “실속을 챙기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려는 사전 정지 작업인 셈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해 청와대 민원실을 방문해 박 대통령과의 면담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끝내 거절당했다”며 “청와대가 국민과 소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온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에게 ‘국민의 고단한 삶에 대해 얘기하고 경제·복지·세수 등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과 회담한 적이 있는 김한길 전 대표와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은 “역대 영수회담에서 야당이 이용당한 적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취지로 조언했다고 한다. 앞서 김 전 대표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으로 시청 앞 장외투쟁을 벌이던 2013년 9월 박 대통령, 황우여 당시 새누리당 대표와 회동했지만 의견차만 확인했을 뿐이었다.
한편 문 대표는 이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의 기돈 라흐만 수석 논설위원과 만나 “통일 이후에도 주한미군의 역할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이 남북 평화유지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에 동북아 공동안보체제가 형성될 때까지는 주둔해야 한다는 취지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도 2000년 “주한미군은 통일 후까지도 유지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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