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회동’ 앞두고 朴 정부와 전면전 선포한 文 대표는 지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6일 22시 44분


16일 하루 앞으로 다가온 박근혜 대통령,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3자 회동을 앞두고 새정치연합은 마무리 준비로 부산했다.

문 대표는 지난 주말 공식 일정 없이 회동 자료를 챙겼고 이날 고위전략회의에서 의제와 예상 응답을 최종 점검했다. 문 대표는 이번 회동에서 철저히 민생 의제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전·월세 대책, 가계부채 문제 등을 테이블에 올릴 예정”이라며 “민생 경제가 어렵다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회동을 앞두고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에게 설명할 중동 순방 성과 자료를 만들었다. 또 대통령정무수석실에서는 문 대표가 그동안 여러 공식석상에서 제기한 민생 의제와 주장 등을 정리해 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3자 회동에서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여야 지도부가 합의한 일정대로 추진해 달라고 당부할 예정이다. 또 아직까지 통과되지 못한 경제 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입법도 부탁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의제 및 진행 방식 조율은 조윤선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새정치연합 김현미 비서실장 라인이 맡았다. 문 대표 측은 청와대에 몇 가지 가(假) 합의 문구 작성을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측은 당초 회동 시간을 40분 정도로 제안했지만 야당 측과 상의 끝에 1시간 반으로 늘렸고 대변인이 배석하기로 결정됐다.

지난달 당 대표 취임 일성으로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문 대표는 ‘유능한 경제정당’을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번 3자 회동에서 성과 없이 ‘빈손’으로 돌아올 경우 적잖은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야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을 세 번 만났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13년 9월 16일 당시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박 대통령과 만났다.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을 놓고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웠던 김 대표는 회동에서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다음 날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서로를 향해 “앞으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안 만나는 것만 못할 정도”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청와대와 야당의 관계는 오히려 악화됐다.

지난해 7월 10일에는 당시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함께 청와대를 찾았다. 이 때는 세월호 참사 관련 사안과 인사 문제 등에 관한 박 원내대표의 말을 박 대통령이 듣는 데 그쳤다. 올해 1월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회에서도 당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박 대통령이 만났지만 야당 차원에서 별다른 요구사항을 관철하지 못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