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동 하루만에 얼굴 붉힌 靑與野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9일 03시 00분


17일 박근혜 대통령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청와대에서 회동해 공동 발표문까지 내놓았지만 ‘회담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청와대는 18일 박 대통령의 경제정책 성과를 담은 A4용지 9장짜리 반박자료를 냈다. 전날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긴급 브리핑에 나선 데 이은 ‘장외 공방 2라운드’였다. 문 대표가 전날 회동에서 “현 정부 경제정책은 실패했으며 총체적 위기”라고 규정한 것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청와대는 가장 먼저 박 대통령 집권 이후 경제성장률이 계속 상승한 점을 들어 ‘총체적 위기론’을 반박했다. 2012년 2.3%였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3%로 뛰었다. 지난해 고용도 12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고, 올해 1∼2월 주택거래량이 2006년 이후 최고치라는 주장도 펼쳤다.

새누리당도 청와대를 측면 지원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경제가 호전되는 상황에서 문 대표가 ‘총체적 위기이고 실패’라고 말하는 것은 국민과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여권이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실제 경기지표와 다른 야당의 ‘낙인효과’에 선제적 대응으로 맞선 것이다.

이에 문 대표는 “청와대가 통계 수치로 경제가 잘되고 있다고 우긴다면 경제 현실을 너무 모르고 국민 목소리에 귀를 닫은 것”이라며 “이런 불통이 아쉽다”고 반박했다.

공동 발표문을 두고도 여야 원내지도부는 하루 만에 날을 세웠다. 전날 여야는 정부와 야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각각 제시한 뒤 타협점을 찾기로 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안이 성립되려면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로 넘어와 입법화되는 것을 말한다”며 정부안을 먼저 만들어 제시하라는 주장을 펼쳤다.

새누리당은 즉각 “연금개혁 역주행”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공무원연금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위원인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미 대타협기구에서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논의를 하고 있는데 정부에 노조와 합의된 안을 내라는 것은 여야 합의정신을 완전히 위배하고 개혁을 역행시키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한상준 기자
#박근혜#문재인#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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