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협기구의 활동 시한(28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공무원연금 개혁은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여야는 물론이고 정부와 공무원단체가 함께 참여한 국민대타협기구가 산고(産苦) 끝에 출범한 게 83일 전이지만 결과물을 내지 못해 ‘빈손’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동에서 참가자들이 모두 공무원연금 개혁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돌파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지만 오히려 협상은 꼬이고 있는 양상이다. 대타협기구가 절충안을 만들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데 야당은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안을 먼저 내놓아야 야당도 안을 제시하겠다”고 해 갈등을 격화시켰다.
남은 일주일 내에 대타협기구가 타협안을 낼 수 있을지는 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는 ‘구조개혁’과 야당 및 공무원노조 측이 제시하는 ‘모수(母數)개혁’이 접점을 찾느냐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1995년과 2000년, 2009년 단행됐던 세 차례의 공무원연금 개혁은 모두 보험료와 수급액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이었다. 기본체제를 유지한 채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는 모수개혁에 그치다 보니 재정 절감 효과는 있었지만 다시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 생겼고 이번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정부 여당의 시각이다.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하는 근본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근거이기도 하다.
새정치연합과 공무원노조 측은 구조개혁을 반대한다. 구조개혁을 할 경우 국민연금 수준으로 ‘하향 평준화’되고 실질적인 노후를 보장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한다. 제3의 절충안이 물밑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대타협기구 위원인 고려대 김태일 교수가 내놓은 안으로, 신규 공무원들을 국민연금으로 통합하고 퇴직금을 현실화하되 별도의 ‘저축계정’을 두는 것. 일단 야당과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 측은 즉각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일주일 뒤 대타협기구 활동이 종료되면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위로 공이 넘어가는 만큼 이번 주말부터 접점을 찾기 위한 물밑협상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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