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의원 4명을 선출하는 ‘미니 재·보선’이지만 새누리당 김무성-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체제에서의 첫 맞대결인 데다 향후 정국 주도권이 걸려 있다. 양당 지도부는 30일 서울 관악을 선거구에서 나란히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면서 선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번 재·보선에서 눈여겨봐야 할 쟁점들을 정리한다.
○ 안보 vs 경제 프레임 대결
여당은 ‘안보’, 야당은 ‘경제’를 우선 과제로 각각 내세웠다. 어느 쪽이 더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을지가 선거의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이번 재·보선 선거구 중 3곳이 통합진보당 해산에 따른 것인 만큼 19대 총선에서 통진당과 연대한 새정치연합의 책임을 거론하며 ‘종북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29일 새정치연합 소속 설훈 의원이 최근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데 반론의 여지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두고 “문재인 대표가 이런 비합리적인 의심에 답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경제 실패에 대한 정부·여당의 책임을 묻겠다는 태도다. 문 대표는 취임 50일을 맞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삶은 서민·중산층이 몰락하고 부도난 상태여서 1997년 IMF(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어렵다고 하지 않느냐”며 “정부의 무능을 지속적으로 지적하며 경제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야권표 분산’ 어디로?
새정치연합에서 탈당한 정동영 천정배 전 의원과 전 통진당 의원들의 행보도 주요 변수다. 정 전 의원은 서울 관악을에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고, 이상규(서울 관악을), 김미희 전 통진당 의원(경기 성남 중원)도 각각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이들이 모두 완주할 경우 야당표가 분산돼 여당에 호재가 될 수도 있다.
광주 서을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 전 의원이 돌풍을 일으킬지가 관건이다. 여당은 “30년 야당 독점 구도를 깨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여당의 무덤’으로 불리는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2연승을 거둘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여당이 불리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새누리당이 11 대 4로 압승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구 4곳 중 여야가 3 대 1 이상이 되면 승패가 갈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서울 관악을과 경기 성남 중원의 결과에 따라 이번 재·보선의 승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취임 50일 문재인 “꺼져가는 불씨 되살렸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50일은)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린 정도”라고 자평하며 “단군 신화에서 곰이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었던 것처럼 우리 당도 앞으로 50일 더 마늘과 쑥을 먹어야 제대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이른바 ‘종북몰이’를 두고는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많은 장병과 국민의 목숨을 지키지 못한 정당이 무슨 안보를 말할 자격이 있느냐”며 “야당한테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꼬집었다. 이어 “당내 안보특위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민주정책연구원 산하에 안보정책연구소 설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안보 행보를 강조했다.
문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끝나면 국민연금도 소득대체율(재직 시 소득 대비 퇴직 후 수령액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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