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일방적으로 도움받는 게 자연스러운 탈북민’의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제 자기 삶을 스스로 책임지려는 탈북민이 늘고 있다. 그렇게 사는 탈북민들은 사회에 환원하고 남을 도와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정옥임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사진)은 3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탈북자 정착 지원의 패러다임이 특혜를 통해 탈북민을 국가에 의존하게 만드는 지원에서 자립을 돕는 지원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하나재단은 탈북민의 정착을 돕는 통일부 산하 기관이다. 정 이사장은 “올해 재단의 핵심 키워드를 ‘자립’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에 따르면 탈북자가 한국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과정은 탈북민이 온전한 국민이 되는 과정이다. 성공적인 정착은 경제적으로 잘산다는 뜻이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든 자신의 삶을 책임지며 당당한 국민으로서 살아간다는 의미다. 정부의 정착 지원은 탈북민들이 이런 의지와 동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원봉사 등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탈북민의 증가는 탈북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탈북민과 일반 한국인들이 서로 이해하는 남북통합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최근 자신이 받은 것을 사회에 환원하는 탈북민이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재단이 개최한 탈북민 정착 성공 스토리텔링 대회에서 상을 받은 한 탈북민은 100만 원 상금 중 10만 원을 재단에 후원금으로 쾌척했다. 지난해 동아일보에 성공적인 정착 과정이 소개된 탈북민 최초의 마을 이장 이정옥 씨(본보 2014년 3월 24일자 A5면 참조 )도 김장김치를 탈북민 등에게 주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정 이사장이 전했다.
정 이사장은 “재단도 이런 변화에 맞춰 탈북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할 때 자원봉사 서약을 받아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재단은 지난해 탈북 초등학생들이 일본의 한글학교를 찾아 동포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한국인으로서 남을 돕는 즐거움과 자긍심을 경험하게 했다는 것. 올해는 일본뿐 아니라 미국 독일로 지역을 확대하고 탈북 중고등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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