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민심에 숨죽인 여야 충청의원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1일 03시 00분


[성완종 게이트/폭탄 맞은 정치권]
충청권 마당발 성완종에 동정여론
與, 반감 우려… 野, 반사이익 기대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친박(친박근혜) 실세들에게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10일 공개되자 충청권 의원들은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웠다. 성 회장이 여야를 가리지 않는 ‘충청권 마당발’이었고 ‘충청포럼’이라는 모임에서 지역 정치인들과 크고 작은 친분을 쌓아 왔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은 성 회장의 죽음과 ‘성완종 리스트’의 파장이 충청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했다. “기껏 충청권 국무총리(이완구 총리)를 세워놨는데 충청권의 자수성가한 기업인을 사정(司正)의 첫 번째 대상으로 삼아 세상을 등지게 했다”는 여론이 퍼질까 우려하고 있다. A 의원은 “지역구에 내려와 보니 주민들이 모이면 성 회장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며 “충청 민심이 어떻게 흘러갈지 며칠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B 의원은 “자살 소식이 알려지고 ‘안됐다’는 분위기였는데 ‘금품 메모’가 나오면서 (성 회장을 보는 시각이) 복잡해진 것 같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충청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성 회장과 친분은 다소 있지만 그렇게 깊은 관계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C 의원은 “오가다 만나 인사하는 정도였다”며 “19대 국회 초반에 나를 후원하겠다고(후원금을 내겠다고) 전화가 와서 ‘국회의원끼리 무슨 후원이냐’며 거절했다”고 전했다. D 의원은 “같이 친목계도 했고, 내게 후원금을 주기도 했다”며 “그러나 그것 말고는 특별한 인연이 생길 정도는 아니었다”고 거리를 뒀다. 성 회장과의 연관설을 부인하기도 했다. E 의원은 “내가 무슨 거물이라고 성 회장이 관심을 쏟았겠느냐”고 일축했다. F 의원 측도 “성 회장과의 금품 관련 일(거래)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충청 민심이 정부·여당에 비우호적으로 돌아설 것을 내심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새정치연합의 G 의원은 “충청권 총리를 만들어 기대감은 높여 놓고 저렇게 큰 기업도 아닌 곳에 (수사를) 해버려 이런 일을 만드니…”라며 “지역 여론이 (정부·여당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민동용 mindy@donga.com·이현수 기자
#충청#민심#성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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