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4일 나진-하산 프로젝트 2차 시범운송 사업과 관련해 선박 운항, 석탄 반입, 현장 점검단의 방북을 허용했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북한이 비난해온 한미 연합 군사연습(독수리연습·24일 종료)이 진행 중임에도 북한이 남북 경협사업 진행에 동의한 것이어서 배경이 주목된다.
통일부가 15일 발표한 러시아산 유연탄의 시범운송 사업 계획에 따르면 나진-하산 프로젝트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과 발전소 및 정부 관계자 18명이 러시아 철도공사와 함께 17∼23일 나진을 방문한다.
서시베리아 쿠즈바스 광산에서 캔 유연탄은 철도(6000km)로 나진항으로 운송된 뒤 배편으로 세 차례에 걸쳐 24일경 당진항, 25일경 광양항, 다음 달 9일 보령항에 차례로 도착한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남북한과 러시아가 공동 추진하는 3각 경제협력 사업이다.
들여오는 유연탄(약 14만 t)은 지난해 11월 1차 시범운송 때(4만500t)보다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약 14만 t 가운데 광양항에 도착하는 4만 t은 1차 시범운송 때처럼 포스코가 쇳물을 만들 때 쓰는 원료로 사용된다. 나머지 10만 t은 한국동서발전(당진)과 한국중부발전(보령)의 화력발전용 연료로 쓴다. 철 제련 원료만으로는 사업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사용처를 다각화한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계약에 따라 항만 사용료를 가져간다”고 말했다. 남북 경제협력을 중단한 5·24조치를 우회해 한국이 러시아를 통해 북한에 경협 자금을 지불하는 대북 간접투자가 재개되는 셈이다. 시범운송 사업 관계자는 “유연탄 규모가 늘어난 만큼(약 3.5배) 항만 사용료도 그에 비례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차 사업에서 2억2000만∼4억4000만 원이 북한에 들어간 것으로 미뤄 이번에는 7억7000만∼15억4000만 원 수준의 경협 자금이 북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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