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메모가 공개되면서 이완구 국무총리는 ‘성완종 리스트’ 8명 중 1명이 됐다. 8명 중 6명은 돈 액수까지 공개됐지만 이 총리는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이름만 나왔다. 이 총리는 “친밀한 관계가 아니다”라며 성 회장과 ‘거래’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주말이 지나면서 상황이 급반전했다. 성 회장이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 재선거 때 지역 선거사무소에서 3000만 원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공개됐기 때문. 말 바꾸기 논란도 커졌다. 13일 대정부질문에서 “2012년 대선에 관여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당시 충남 천안 유세에 나선 동영상이 공개됐다. 성 회장의 일정표에는 2013년 이후 1년 8개월여 동안 23차례 만났다는 기록도 나왔다. 15일에는 성 회장이 이 총리의 부여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독대했고 비타민 음료 통에 돈을 넣어서 건넸다는 성 회장 측 인사의 발언이 나오자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급기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6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에서 사실상 이 총리 교체를 건의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연일 이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내겠다고 압박했다. 결국 이 총리는 성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9일 이후 꼭 11일 만에 사실상 총리직을 내려놓게 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