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이 호소한 공무원연금 개혁, 어디까지 왔나
정부 “지급률 1.7%” 노조 “1.79%”… “더 내고 덜 받는’ 개혁 큰 틀 합의
여야 29일 4+4 회동… 조율 나서
“공무원연금 개혁은 99.9% 타결됐다.”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 같은 협상 분위기를 전했다. 연금특위의 활동 시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협상의 열쇠를 쥔 강 의장이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와 공무원단체, 전문가들이 참여한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실무기구는 단일개혁안 마련에는 실패했지만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에는 합의했다. 그래서 정부와 공무원단체는 현재 공무원 월급에서 매달 7%를 뗐던 연금 보험료율을 9.5% 수준으로 올리는 데 잠정적으로 의견 접근을 봤다고 한다.
남은 주요 쟁점은 연금수령액을 결정짓는 지급률이다. 현재 지급률은 1.9%. 정부와 여당은 마지노선으로 1.7%까지 삭감하는 안을 제시했다. 앞서 새누리당이 주장한 순천향대 김용하 교수 안(기여율 10%, 지급률 1.65%)보다 후퇴한 것이다.
반면 공무원단체는 지급률을 1.79%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당초 “매월 보험료는 더 내더라도 받고 있는 연금액은 절대 깎을 수 없다”던 태도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수치와는 0.09%포인트 차이가 있다. 공무원단체 측은 29일 지급률에 대한 최종 의견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지급률은 1.7∼1.79%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소득재분배’ 기능 추가 여부도 어떻게 처리될지 주목된다. 소득재분배 기능은 소득이 많은 공무원의 연금액을 깎아 소득이 적은 공무원의 연금액을 늘려주는 것으로 이미 국민연금에 적용되는 방식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일부 공무원단체가 이를 반대하고 있다.
공무원단체가 결단을 내려 개혁안에 합의하면 공무원연금 개혁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과 공무원단체가 요구하는 공적연금 강화 방안은 여야 지도부의 회동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강 의장은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발생하는 재정절감분 350조 원 중 얼마를 공적연금 강화를 위해 사용할지 정부가 답하면 개혁은 사실상 종료된다”고 강조했다. 여야 원내지도부와 연금특위 간사는 29일 ‘4+4 회동’을 갖고 막판 쟁점에 대한 조율에 나선다.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대국민 메시지에서 “공무원연금 개혁 못 하면 내년부터 매일 100억 원씩 새 나간다”라고 말하자 야당은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가) 잘 진행되고 있는데 (대통령이) 할 말이 없으니 공무원연금 이야기를 또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