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일 4·29 재·보궐선거에서 등을 돌린 ‘호남의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광주를 찾는다. 재·보선 광주 서을에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당선된 뒤 ‘분당설’이 증폭되고 자신의 거취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자 서둘러 당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4일 광주의 경로당과 마을회관을 돌며 노년층 민심을 들을 예정이다. 광주 유권자에게 재·보선에서 전패한 원인과 당 쇄신 의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3일 “문 대표가 선거를 앞두고 광주를 7차례나 찾았는데 선거가 끝났다고 발길을 끊으면 광주 유권자들의 민심이 더 악화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광주는 그동안 새정치연합의 텃밭이었다. 문 대표도 4·29 재·보선이 열린 4곳 가운데 가장 공을 많이 들였지만 참패했다. 그럼에도 문 대표는 다시 광주행을 결심했다. 차기 대선을 위해서도 반드시 호남 민심을 잡아야 할 상황이다. 문 대표는 노무현 정부 당시 각종 인사에서 호남 인사들을 소외시켰다는 ‘호남 홀대론’도 해결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도 광주 유권자들 사이에서 ‘호남 홀대론’이 부각됐다.
당내에선 문 대표가 광주를 다시 찾더라도 호남 민심을 되돌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호남의 한 재선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 등 친노(친노무현) 진영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보여주기식 방문으로 악화된 호남 민심을 회복하겠다는 생각이라면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주승용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광주 방문은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받은 게 전부”라며 “왜 (최고위원들과 사전) 협의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친노계인 박범계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문 대표가 직접 천정배 의원을 만나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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