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장 공백 기간이 노무현, 이명박 정부 때보다 갑절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사고 이후 관피아(官·공무원+마피아) 논란이 거세게 일면서 공공기관장 임명이 상당수 지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일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가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모두 존재했던 177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기관장 재임 실태를 분석한 결과 집권 2년차를 기준으로 박근혜 정부에서는 67개 기관에서 기관장 인사공백이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장들의 공석일수를 모두 더하면 3980일이나 됐다.
노무현 정부 2년차 때는 59개 기관에서 1740일, 이명박 정부는 27개 기관 1896일 동안 기관장이 공백이었다. 현 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사공백이 과거 두 정부보다 심각한 것이다.
통상 집권 1년차에는 취임 초기 공공기관장을 대거 교체하기 때문에 기관장 공백이 발생하지만 집권 2년차에는 그 기간이 줄어든다. 이명박 정부의 경우 집권 1년차에 기관장 공백일수가 6735일이었지만 이듬해 4839일이 줄었다. 같은 기간 박근혜 정부는 48일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공공기관장 공백 사태가 심각해진 것은 세월호 사고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각 부처의 산하기관장 자리는 퇴직 고위공무원이나 정권 창출에 기여한 정치권 인사에 돌아가곤 했지만 관피아,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논란이 일면서 새로운 사람을 찾지 못하고 공공기관장 인사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훈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실장은 “정부가 임명하는 공공기관의 이사, 감사 등을 포함하면 경영공백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