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처리 불발 후폭풍/정치권 진실게임]
임기 마지막날 밤 환송회서 당내 강경파 행태에 울분 토로
“유승민 ‘꼭 처리’ 문자믿고 기다려”
“용기가 없어서 싸우지 않은 게 아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전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가 무산된 6일 저녁 “악쓰는 사람은 무섭지 않다. 막 (소리를) 지르고 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다”며 당내 강경파의 행태를 비판했다.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우 전 원내대표의 목소리에서는 울분이 느껴졌다.
그는 이날 오후 10시경부터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의원 10여 명과 환송회를 갖고 폭탄주를 마셨다.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우상호 우원식 이목희 의원 등은 ‘온건한 협상가’라고 평가받는 우 전 원내대표를 향해 “태연하게 협상했다” “마치 사무관 같다” “(여당의 입장을) 무작정 기다리는 것에 모멸감을 느낀다”는 식으로 직격탄을 날렸다고 한다. 이런 비난을 떠올린 듯 우 전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가 무산된 건)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면서도 “온갖 수모를 감수했지만 끝까지 협상하는 것이 옳다는 게 내 가치와 철학”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보낸 ‘조금만 기다려달라, 꼭 하겠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믿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유 원내대표에 대해 “진실한 사람”이라며 “외부의 개입 때문에 처리하지 못한 것”이라고 두둔했다. 그러나 그는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안건의) 제일 뒤로 미뤘다면 공무원연금개혁안이 처리됐을 수도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우 전 원내대표는 원내 사령탑이라는 짐을 벗어던진 홀가분함도 드러냈다. 그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에는 ‘나는 아무것도 원하는 게 없다.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인이다’라고 했다”며 “내일(7일)부터 자유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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