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가계부 내가 챙긴다]2014년에 67건 추진… 2015년엔 벌써 48건
정부, 지방 복지제도 14건중 6건 퇴짜
지방자치단체들의 복지제도 남발 움직임이 거세다.
14일 동아일보가 보건복지부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김기식 의원실(새정치민주연합)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신설·변경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에서 다뤄진 지자체 추진 복지제도는 총 48건이다. 이 가운데 14건은 △불수용 6건 △변경 보완 뒤 수용 5건 △수용 3건 등으로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 과정에서 이미 최종 결론이 났고, 34건은 계속 논의 중이다.
지난해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을 거친 지자체 복지제도가 총 67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지자체들의 복지제도 만들기 움직임이 훨씬 활발해진 것이다. 복지부는 상반기(1∼6월) 중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에 올려질 지자체 추진 복지제도 수가 지난해 전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뽑힌 지자체장들과 지방의원들이 선거 당시 밝혔던 다양한 복지 관련 공약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의 복지제도 도입 움직임은 적극적이지만 복지부 안팎에서는 상당수 제도들은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 과정을 통과하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올해 지자체들이 추진 의사를 밝힌 복지제도 중 상당수가 지난해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에서 불수용 판정을 받은 것들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지자체마다 재정과 복지 대상자 상황이 다르기는 하지만 지금처럼 중앙정부 차원의 복지재정 효율화와 복지제도들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한번 불수용 판정을 받은 것과 유사한 복지제도들이 수용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올해 지자체들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복지제도 중 △저소득층 노인 보청기 구입 지원금(전북 완주군) △장수 관련 수당과 축하금(전북 임실군, 경기 광명시 등) △공공산후조리원 설치(경기도) △노인 건강복지수당 지원(전남 나주시) 등은 지난해 유사한 제도들이 불수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노인 복지에 초점이 맞춰진 복지제도가 다수를 차지하고, 이 중에는 ‘포퓰리즘적 성격’이 강한 복지제도들이 적지 않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올해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에서 불수용 판정을 받은 복지제도 6건 중 4건이 노인 관련 복지제도였다. 현재 수용 또는 불수용 결정이 안 된 복지제도 34건 중에는 14건(41.2%)이 노인 복지와 관련 있다. 선거에 민감한 지자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노인과 잠재적 노인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에서 내놓은 것이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지방행정)는 “젊은층보다 상대적으로 선거에 관심이 높고, 지방의 경우 노인층 인구 비율도 높기 때문에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으로서는 노인과 잠재적 노인층 입맛에 맞는 복지제도 마련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노인 관련 복지제도 중 특정 연령대 이상 모든 노인에게 목욕비를 지원(경북 문경시)하거나, 지역 버스 이용 시 교통비를 100원만 내게 하겠다는 방안(전남 영암군) 등이 인기영합적 성격이 강한 복지제도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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