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속살]19대 국회 여야 베스트 원내대표 커플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6일 03시 00분


최경환-전병헌 “괜찮은 파트너였다” 서로 칭찬

올해 2월 말 국회에서 있었던 당시 이완구 국무총리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의 ‘눈물 회동’은 정치권의 화제였다. 천신만고 끝에 총리 임명 동의안이 가결된 뒤 취임 인사차 야당 원내대표실을 찾은 이 총리는 우 원내대표를 보자마자 얼싸안으며 반가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우 원내대표는 “정말 저도 마음이 아팠다. 도와드리지 못해서…”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 총리도 토닥토닥 등을 두들겨주며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이완구-우윤근 협상팀은 가장 궁합이 잘 맞았던 ‘단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넉 달 가까이 여야의 원내사령탑으로 거의 매주 주례회동을 하며 호흡을 맞춰왔다. 국회선진화법의 효과라는 평가도 있지만 12년 만에 예산안 처리 시한을 맞췄고, 자원외교 국정조사와 공무원연금특위 등의 협상에서 ‘상생의 정치’를 구현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전병헌 의원도 “괜찮은 파트너였다”고 서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등으로 야당이 장외 투쟁에 나서는 등 여야 관계는 얼어붙었다. 하지만 원내지도부는 국정원 개혁특위, 기초연금법 등을 합의 처리했다. 전 의원은 “최 부총리와 서로 당내 입장 등을 터놓고 얘기한 뒤 ‘외부에는 이렇게 얘기하자’고 입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물밑 접촉이 활발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안’은 처리해주고 싶었지만 당내 반발이 심해 처리해주지 못해 미안했다”고 회고했다.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의 ‘3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관련 법안을 처리해 달라는 여권의 호소가 있었지만 결국 여야 합의가 불발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했던 이한구-박기춘 협상팀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은 2013년 3월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선거회)식 협상으로 정부조직법과 검찰 개혁 법안,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국정조사 개최 등에 합의했다. 이한구 전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선거가 있을 때여서 여건이 좋지 않았지만 야당의 입장을 배려하고 솔직하게 협상했다”며 “여야 협상에서 제일 중요한 건 믿을 수 있느냐, 당내 설득을 할 수 있느냐, 협상한 내용에 대한 비밀 유지가 되느냐인데 박 전 원내대표는 이런 원칙을 잘 지켜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완구-박영선 원내대표가 협상 파트너였던 5개월간 여야 관계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두 사람은 임기 초반 주례회동을 처음 시작하며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전 총리는 첫 여성 원내대표인 박 의원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세월호 특별법 처리 등 난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꼬일 대로 꼬여 버린 실타래를 결국 풀지 못했다.

특히 카카오톡을 통해 유포됐던 세월호 특별법 협상 관련 유언비어 등으로 여야 간 불신은 커졌다고 한다. 야당이 결국 장외로 뛰쳐나가 국회도 150일가량 공전됐다. 두 원내대표의 협상 과정에서도 고성이 자주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던 김재원, 김영록 의원 간에도 신뢰가 쌓이지 못해 협상이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당시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원내대표 간에 서로 스타일이 너무 달랐고 수석부대표 간 대화도 여의치 않아 대화가 원활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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