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혁신기구 5월 넷째주내 출범… 非盧 “면피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8일 03시 00분


쇄신 전권위임… 6월 案 내기로
안희정 “자기 집에 불지르면 안돼”… 문재인-비노진영 동시 비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7일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내홍에 빠진 당을 살리기 위한 혁신기구를 이번 주에 출범시키고 6월 안에 쇄신책을 내놓기로 했다. 계파 안배를 통해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의도지만 당내에선 “면피성 쇄신책”이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공천 쇄신 △인사 쇄신 △당무 혁신 등 당 내분을 수습할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혁신기구를 조속히 구성하기로 했다. 혁신기구를 이끌 위원장도 이번 주 내에 확정하기로 했다.

이날 최고위원들은 위원장을 당내 인사로 할 것인지, 외부 인사를 영입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당내 인사에게 맡길 경우 계파 간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견해와 “외부 인사는 당내 사정에 어두워 피상적 논의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섰다고 한다. 위원장으로는 안철수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조국 안경환 서울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문 대표는 혁신기구에 모든 계파의 목소리를 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성수 대변인은 “친노(친노무현)다, 비노(비노무현)다 하는 사람들을 다 담을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자는 것”이라며 “혁신기구 구성원 인선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대변인은 “혁신기구에서 결정한 쇄신안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며 “(쇄신안도)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겠지만 깰 수가 있겠느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회의론이 나온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도부가 당의 위기상황을 이렇게 안이하게 파악하는지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내용을 보더라도 ‘시간 벌기 물 타기’가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혹평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계파를 초월한다면서 혁신기구 구성에 계파 안배를 하겠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노 측 한 재선 의원도 “그동안 혁신안이 얼마나 많이 나왔느냐”며 “권한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은 혁신기구라면 또 하나의 이행되지 않는 혁신안을 낳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비노 측 참여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얘기다.

한편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맏이가 보이질 않는다”라며 “솔로몬 재판의 아기 배를 갈라서라도 자기 몫만큼은 빼앗기지 않겠다는 사람들뿐이다. 국가든 당이든 자기 집에 불을 지르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안 지사가 문 대표의 리더십 부재와 당내 비노 진영을 한데 묶어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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