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후보자 지명… 司正 드라이브 의지
黃 “비정상의 정상화 등 기본 바로잡는데 최선”
野 “공안통치 하겠다는것”… 청문회 진통 예고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에 황교안 법무부 장관(58)을 지명했다. 이완구 전 총리 사표 수리 이후 24일 만이다. 부총리가 아닌 장관이 총리로 직행한 건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유례가 없다.
김성우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황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경제 재도약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과거부터 지속돼온 부정과 비리, 부패를 척결하고 정치개혁을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황 후보자의 역할이 부패 척결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성완종 게이트’를 정치개혁의 발판으로 삼아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황 후보자도 지명 직후 기자들을 만나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이루고 ‘비정상의 정상화’ 등 나라의 기본을 바로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와 인준 투표를 마치고 총리로 취임하면 노무현 정부 때 한덕수 전 총리(취임 당시 58세) 이후 8년 만에 50대 총리가 탄생한다. 또 현 정부 들어 정홍원, 이완구 전 총리에 이어 총리가 모두 성균관대 법대 출신이라는 이색 기록도 만들어진다.
황 후보자는 사법시험 23회로 대검찰청 공안3과장·공안1과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등을 지냈다.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펴낼 정도로 ‘공안’ 분야에 정통하다. 지난해에는 법무부 장관으로 정부를 대리해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이끌었다.
야당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황 후보자 지명을 두고 “야당과 다수 국민의 바람을 짓밟은 독선적 인사”라고 지적했다. 황 후보자와 경기고 72회 동기로 ‘40년 지기’인 이종걸 원내대표도 “김기춘(전 비서실장)의 아바타”라며 “소통과 통합의 정치가 아니라 공안통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황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일 때 두 차례 해임건의안을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부 장관 취임 전 인사청문회에서는 ‘전관예우’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황 후보자는 검찰 퇴임 후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17개월간 보수로 16억 원을 받았다.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지 엿새 만에 낙마한 안대희 전 대법관도 5개월간 16억 원의 고액 수임료를 받은 사실이 논란이 돼 사퇴했다.
후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총리 대행인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제청으로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이 거론되는 가운데 다른 인물이 발탁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 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를 뛰어넘어 장관이 총리로 직행한 만큼 정치인 출신 국무위원들이 조기에 당으로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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