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권은 하늘이 줘… 난 자격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3일 03시 00분


“대통령이 더 강하게 국민 설득을”… 공무원연금 개혁관련 지원요청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2일 “국민이 개혁의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설득에 나서 달라”고 밝혔다. 당이 나서서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지원사격을 해달라고 요청한 셈이다.

이날 김 대표는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헌정회(회장 신경식) 정책포럼 특강에서 “현재 상황이 과연 벼랑 끝 위기인가 아닌가에 대해 국민 인식을 같이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가 최고지도자인 대통령께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주도로 위기감을 국민에게 공표하고 좀 더 강한 웅변으로 설득해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 (국민이) 부족함을 많이 느끼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선 이날 김 대표의 발언을 두고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 무산 과정에서 빚어진 당청갈등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날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주장을 일축하며 “박 대통령은 개혁 과제를 정말 잘 설정했다”며 “우리가 꼭 성공해야 하는데 현재의 강도로는 만족할 만큼 과연 되겠느냐는 생각으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이 급상승한 김 대표는 “대권은 하느님이 주는 것이고 나는 스스로 대권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몸을 낮추기도 했다. 이어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 정당 민주주의를 만들 것”이라며 “올해로 나이가 65세로 이제 정치를 마감할 준비를 해야 할 때다. 정치판에서 뭔가 족적을 하나 남기고 그만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사학연금과 국민연금 모두 개혁의 대상이라고 진단했지만 군인연금에 대해선 다소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군인은 특수 신분이기 때문에 군인연금은 손을 안 대든지 조금만 대야 한다”고 밝혔다.

평소 국내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주장했던 김 대표는 일본이 이지스함에 배치된 함대공 미사일을 교체한 사례를 언급하며 “(사드의) 한국 배치가 외교 문제가 생긴다면 이지스함에 배치하는 것도 외교적 압력 등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새누리당#김무성#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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