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후보자가 부산에서 가정폭력이 많은 이유를 ‘부산 여자들이 드센 이유도 있다’고 주장했는데, 문제는 올 7월 출범하는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장을 총리가 맡는다는 것. 만약 취임한다면 조선시대로 돌아갈 판”이라는 @mind****님의 트윗은 2000회 가까운 리트윗을 기록했다. 황교안이 포함된 글 가운데 가장 널리 퍼졌다.
21일 황교안 새 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검증이 한창이다. 법무부 장관 청문회 때 이미 기본적인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SNS에서도 상당한 근거를 가진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서민 교수가 한 칼럼에서 예시한 ‘황교안 총리를 지지하는 6가지 이유’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 많이 회자됐다. 서민 교수는 “도대체 왜 총리만 물고 늘어지나, 이번에 낙마하면 총리 없는 세상에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등의 재치 있는 글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끈 것이다.
21일부터 27일까지 1주일 동안 트위터 블로그 뉴스 등에서 황교안을 언급한 문서는 9만4222건이 검색됐다. 참고로 이완구 전 총리의 후보 지명 이후 1주일 동안(1월 23∼29일) SNS 언급량은 4만8185건이었다. 이후 이완구 전 총리는 언론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언급량 에스컬레이터를 타다가 녹취록 결정타를 맞은 2월 11일 하루에만 5만9175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초반 흐름만 비교하면 황교안 후보자가 이완구 전 후보자의 두 배 가까운 관심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황 후보자에 대한 SNS 검증을 보면 청문회에서 집중 거론될 의제들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마치 ‘검증백화점’을 보는 듯하다. 빅데이터 분석솔루션을 활용해 황 후보자를 둘러싼 10대 이슈별 관심도를 측정해 보았다.
황교안과 함께 언급된 이슈 1위는 역시 병역기피 의혹이었다. 2만5334건이 검색됐다. 병역기피 관련 키워드로는 병역면제, 두드러기, 유승준, 의혹 등이 많이 언급됐다. “황교안의 군 면제 질병은 ‘만성 두드러기’. 2002∼2012년 10년간 병역대상자 365만 명 중 이 병으로 면제를 받은 이는 4명. 91만 분의 1”이라든가 “가수 유승준의 병역 문제에 대한 관심의 반만이라도 황교안의 병역 문제에 쏟아야 한다”는 내용의 트윗이 널리 퍼졌다. 2위에는 야당이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공안통치에 대한 우려가 올랐다(2만4707건). 공안통치와 관련해서는 김기춘 아바타, 부정부패, 선전포고 같은 키워드들이 포진했다. 이재화 변호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부정부패 척결은 검찰의 업무이지 총리의 업무가 아니다. 정치개혁도 국회가 할 일이지 총리가 할 업무가 아니다”라며 공안통치 의혹을 제기했다.
황교안 청문회 이슈 3위엔 1만7396건을 기록한 국가정보원 수사 개입 문제가 올랐다. 대선, 채동욱, 부정선거, 원세훈 등의 키워드가 이 이슈 안에 망라됐다. 누리꾼들은 채동욱 사건 등을 언급하면서 법무부의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제기했다.
4위는 삼성 X파일이 차지했다(1만7089건). 이와 관련해 조국 교수가 올린 “황교안, ‘삼성 X파일’ 수사팀 지휘자로서 이건희 등 삼성 쪽 인사는 서면조사 후 불기소, 파일을 폭로한 노회찬 이상호는 처벌받게 했다”는 내용이 많이 퍼졌다. 5위는 맨 앞에 언급했던 가정폭력과 관련한 부산여성 비하 발언이 차지했다(1만6311건).
6위는 1만1813건을 기록한 전관예우 논란이 차지했는데,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에 비해서 SNS 언급량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것이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를 낙마시킨 사안이어서 가볍게 볼 일은 아닌 것 같다. 이 밖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 5·16혁명 등 역사인식 논란, 딸 등 가족 보유 재산 논란, 통합진보당 해산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대통령, 총리 모두 군대 경험이 없는 시기를 지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한 언론의 일침도 회자됐다. 총리 무용론마저 나온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온갖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이 최고위급 공직자가 되려고 하는 이 진풍경을 자라나는 세대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여전히 난감하다. 일부 긍정적인 여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부정적인 여론 분포가 과반이다. 황 후보자의 지금까지 SNS 청문회는 일단 불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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