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정부 시행령 수정 요구권’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 통과 이후 여야 기류가 엇갈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법안 취지를 설명하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문제가 되는 시행령 선별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31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청 갈등 기류에 대해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청와대가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내비치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을 벌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법안 통과 직후 “청와대가 과도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던 유승민 원내대표도 공개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회가 할 수 있는 것은 (시행령) 개정을 요구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시행령의 법적 효력을 정지시키는 것이 아니므로 삼권분립 위반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내용은 소속 의원 전원에게도 보냈다고 한다. 가장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조 수석부대표는 “총리 청문회, 경제활성화법 처리 등 6월 국회를 생각하면 당정청 간 오해는 해소하고 정치적 해법을 찾아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와대를 향해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당청 갈등이 정치적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주도한 만큼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국회법 개정에 따라 문제가 있는 시행령들을 선별해 개정 작업에 착수하며 청와대를 압박한 것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당 소속 광역단체장 정책간담회에서 “지방 행정을 하시면서 (정부의) 시행령 때문에 고통당하는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알려 달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상임위별로 법률에 위반되는 시행령이 있는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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