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전역 사정권 탄도미사일 2015년내 배치… ‘킬 체인’ 핵심전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현무-2B 시험발사 성공

솟구쳐 오르는 ‘현무-2B’ 3일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에 마련된 발사대에서 신형 탄도미사일 현무-2B가 화염을 내뿜으며 솟구쳐 오르고 있다. 국방부 제공
솟구쳐 오르는 ‘현무-2B’ 3일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에 마련된 발사대에서 신형 탄도미사일 현무-2B가 화염을 내뿜으며 솟구쳐 오르고 있다. 국방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을 찾았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종합시험장을 방문한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1985년 방문 이후 30년 만이다. 북한이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 나서고 서북도서 인근 해역에 전력을 증강하자 한국군의 대응태세를 직접 점검한 것이다.

37년전 백곰미사일 지켜본 아버지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3일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을 찾아 사거리 500km 이상의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위 사진).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8년 같은 곳에서 한국 최초의 지대지 미사일인 ‘백곰’(사거리 200km) 시험 발사를 
지켜봤다(아래 사진). 청와대 제공·동아일보DB
37년전 백곰미사일 지켜본 아버지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3일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을 찾아 사거리 500km 이상의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위 사진).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8년 같은 곳에서 한국 최초의 지대지 미사일인 ‘백곰’(사거리 200km) 시험 발사를 지켜봤다(아래 사진). 청와대 제공·동아일보DB
ADD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0년 자주국방을 실현하기 위해 각 군의 군사과학연구기관을 통합해 만든 기관이다. 박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의 ‘강한 리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ADD를 찾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시험발사 성공한 탄도미사일이란


ADD는 이날 박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현재 개발 중인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박 대통령은 “빈틈없는 안보태세와 실질적인 억제 역량을 갖추고 있을 때 북한도 도발보다는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은 분단의 역사를 마감해 미래세대는 전쟁과 도발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며 “ADD의 첨단기술은 북한 위협에 대한 확실한 해답이다. ADD가 대한민국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연구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시험발사에 성공한 탄도미사일은 사거리 500km 이상, 800km 이하로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무-2B’로 명명된 이 미사일은 올해 말부터 육군미사일사령부 예하 기지에 실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사거리 500km 이상의 탄도미사일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탐지, 추적, 파괴하는 ‘킬 체인(Kill Chain)’의 핵심전력이다. 음속의 7배 이상으로 500km 밖 표적을 6∼8분 내 파괴할 수 있다. 목표물에서 수 m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정확도도 뛰어나다.

군 관계자는 “스커드(사거리 300∼550km)나 노동미사일(사거리 1000∼1300km)에 핵탄두가 장착되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대북 타격 및 방어 전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시험발사한 지대공 유도무기인 철매-Ⅱ 개량형은 15km 이상의 고도에서 날아오는 적 탄도미사일 요격에 사용된다. 최종 낙하 단계의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의 핵심전력으로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린다.

○ ADD에 각별한 관심 기울이는 박 대통령 부녀

ADD를 세운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1년 12월 빨간 펜으로 ‘極秘(극비)’라고 적은 친필 메모를 청와대 참모진에게 건넸다. 메모지에는 ‘유도탄 개발 지시, 사거리는 200km 내외’라고 적혀 있었다. 당시 한국은 3.5인치 로켓탄도 만들지 못할 때다. 하지만 1968년 북한 무장게릴라들이 서울에 침투한 1·21사태에 이어 1971년 주한미군 7사단이 한국에서 철수하자 자주국방을 위해 유도탄이 꼭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항공공업계획’이라는 암호명 속에 극비리에 개발된 유도탄은 7년 만인 1978년 9월 26일 마침내 표적지를 명중시켰다. 국산 최초 미사일 ‘백곰’은 그렇게 탄생했다. 한국이 세계에서 7번째 유도탄 개발국이 된 순간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발탁한 장명진 방위사업청장도 1976년 ADD에 입사해 백곰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ADD에서 36년간 근무한 장 청장은 군 출신이나 경제 관료가 아닌 민간 연구원으로는 처음 방사청장에 기용됐다. 장 청장은 박 대통령의 서강대 전자공학과(70학번) 동기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5월 대전에 있는 ADD를 방문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탄도미사일#북한#킬 체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