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은 후안무치(厚顔無恥·얼굴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뜻) 정당이 됐다. 문재인 대표가 진지하게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4·29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무소속 천정배 의원(광주 서을)은 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새정치연합에 소통, 성찰, 반성, 책임 등 ‘4가지’가 없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2012년 대통령 선거 등 크고 작은 선거에서 대부분 지고서도 원인을 찾기 위한 소통, 성찰을 통한 반성 그리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3월 탈당하며 ‘회초리론’을 내걸었던 천 의원은 새정치연합 비판에 거침이 없었다. 문 대표를 향해선 “민심을 좀 더 진지하게 깊숙이 알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 대표와 1988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창립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 지난달 17일에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전야제에 참석한 문 대표의 요청으로 광주에서 만나기도 했다. 천 의원은 “소주 한잔하자고 해서 만났더니 진짜로 소주만 한잔 먹고 말았다”며 “링 위에서 죽고 죽이는 싸움을 했는데 의제를 갖고 회담을 해야지 ‘킬링 타임’을 같이할 사이는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천 의원은 “친노(친노무현)는 없고 분열을 조장하는 외부의 프레임”이라고 보는 문 대표의 시각도 정면 반박했다. “계파 패권주의를 얘기할 때 친노가 더 큰 책임이 있는 건 틀림없다. (친노가 아닌 사람이 비노라는) 김한길 전 공동대표의 말이 일리가 있다.”
그는 “혈서를 써놓은 친노나 호적 신고를 한 친노는 없다”며 “그러나 계파 중에서도 가장 결합력이 세고 조직력 세고 우월감을 갖고 배타적인 계파”라고 비판했다. 이어 “비노인들은 무슨 선명한 비전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는 친노만도 못하다”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 내에선 문 대표가 경선 원칙을 지켜 공천했는데 뭐가 잘못했냐는 목소리도 있다’고 하자 천 의원은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래서 새정치연합이 가망이 없다고 본 것이다. 권리당원을 많이 확보한 지역위원장, 그들만의 리그에 의해서 경선이 이뤄진 것이다. 광주 시민들의 바람은 뭐냐. ‘내 손으로 내 의원 뽑고 싶소’였다.”
호남에서 ‘정권 교체의 열망’을 확인했다는 천 의원은 호남을 넘어 내년 총선에서 전국적인 세력화를 꾀하고 있다. 호남신당을 넘어 ‘제3신당’을 내다본다는 것이다. 그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진보와 보수, 개방적 자세를 가진 세력을 모을 것”이라며 “내년 총선까지 비전을 갖추고 추진할 세력이 모이면 대선주자도 자라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철수 전 공동대표 같은 인물들이 신인에 있다고 하면 ‘뉴 안철수’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영입하려는 ‘뉴 DJ’의 요건으로 △능력 △개혁적 성향 △참신성 △국민을 섬기는 자세 등 4가지를 꼽았다. 새정치연합 내에서 ‘뉴 DJ’를 영입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새로운 비전과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시스템을 갖춰 간다면 기성 정치권 안에도 좋은 사람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해체 후 재구성’으로 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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