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 논란이 불거진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해 정의화 국회의장이 내놓은 중재안에 부정적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원내 고위 관계자는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의장이 제안한 국회법 개정안 절충안의 일부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재안은 국회법 개정안 98조 2항 중 ‘국회가 정부 시행령에 대해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는 대목에서 ‘요구’를 ‘요청’으로, ‘처리하고 그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는 문구를 ‘검토하여 처리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새정치연합 일각에서 ‘요구’를 ‘요청’으로 바꾸는 대목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최근 수차례 물밑 접촉에서 정 의장 중재안에 대해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국회법 개정안 협상으로 위기에 처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생각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이미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을 다시 손대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야당 내 일부 강경파 의원을 설득하는 것이 변수다. 원내 지도부는 10일 의원총회를 열고 강경파를 설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원내 관계자는 “결국 문재인 대표가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며 “최고위원들과의 논의 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중재안을 지지하면서 야당이 수용 결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의장이 법안을 행정부에 보내기 전에 자구 수정이 가능하다고 하니 위헌소지가 완전히 없는 것으로 해서 보내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여당 입장에서 의장 중재안에 대해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정 의장 중재안에 대해 청와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청와대의 입장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중재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가 입장을 밝히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 청와대 관계자는 “여야 합의를 지켜보자”는 원론적 답변만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