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간담회서 밝혀… 라이스 만나 ‘朴대통령 방미’ 조율
“백악관 실무진 이미 상당한 검토… 북핵이 정상회담 최우선 의제”
한미 양국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연기된 한미 정상회담을 올해 내 개최한다는 전제로 본격적인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
방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5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에서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시기와 의제 등을 놓고 30여 분간 의견을 교환했다.
윤 장관은 라이스 보좌관을 만난 뒤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우리는 물론이고) 미국 정부도 연내 가장 빠른 시기에 정상회담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실무진이 정상회담을 위한 일정 조율과 관련해 상당히 많은 검토를 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어 “머지않은 장래에 양측이 정상회담을 위해 편하다고 생각하는 시기들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 측은 ‘한미 양국이 최상의 관계에 있다’고 말했으며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양국 간 포괄적 문제를 논의해 그 결과가 구체적인 문서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한미동맹을 확인하는 차원에서라도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9월 워싱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만큼 9월은 피해 일정이 잡힐 것으로 안다”고 내다봤다.
정상회의 의제로는 북한 및 북핵 문제가 최우선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한미 양국은 북한과 북핵 문제에 대해 일치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상회담에서도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라기보다는 미국이 관심을 갖고 우리에게 (상황을) 물어보고 있고 우리도 나름의 입장과 한일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해 정상회담에서 비공식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대통령이 12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재 진행 중인 양국 간 국장급 협의 등 다양한 노력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며 지나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에 앞서 윤 장관은 이날 어니스트 모니즈 미국 에너지장관과 워싱턴 에너지부에서 개정된 한미원자력협정 서명식을 가졌다. 4월 22일 서울에서 협상 타결과 함께 가서명한 이후 양국 정부 차원의 절차를 마무리한 것. 주요 내용은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의 부분적 연구(조사 후 시험, 전해환원) △원전 기술 수출의 포괄적 동의 △의료용 방사선 동위원소 생산 등이다. 협정문은 “이전된 핵물질과 장비, 구성품은 어떠한 군사적 목적을 위해서도 이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어 원자력협정을 활용한 핵무기 개발 또는 핵실험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미 정부는 의회 심의를 받은 뒤 협정을 최종 발효할 계획이며 한국은 별도의 국회 승인 절차가 필요 없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