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총장이 뭐기에…여야, 인선 놓고 진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1일 23시 41분


‘사무총장이 뭐기에….’

당 사무총장은 조직과 재정을 총괄하는 핵심 당직이다. 더욱이 내년 4월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있어 사무총장은 공천 실무 작업을 총괄하게 된다. 하지만 여야 모두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먼저 당직자들이 일괄 사퇴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문재인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범친노(친노무현)인 최재성(3선·경기 남양주갑) 사무총장 카드를 밀어붙일 태세다. 비노(비노무현) 진영은 “공천 물갈이의 전주곡”이라고 날을 세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기 당직 인선을 미뤄놓고 있다.

●새정치연합 심야 최고위서 ‘격론’

문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심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하는 안을 논의했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최재성 카드에 강력 반발했다. 그는 원내대표를 지낸 우윤근 의원과 문 대표의 최측근이자 비선 실세로 지목된 노영민 의원을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문 대표는 “지금 와서 (최 의원 인선을) 되돌리는 것도 어렵다. 당 지도부는 허수아비가 된다”며 “나에게 맡겨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와 일부 최고위원들이 이 원내대표의 대안제시를 거부한 것.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 마음대로 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비노 측은 최 의원과 함께 유임 가능성이 높은 강기정 정책위의장이 모두 정세균계로 범친노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네트워크정당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최 의원이 당을 시민참여형 정당으로 개편하며 친노에 유리한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비노 진영에서는 “차라리 친노가 마음대로 해보면 9, 10월경 분당론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반응까지 나온다.

문 대표는 2월 취임 직후 친노인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 임명을 강행하려 했으나 비노 진영의 반발에 부닥쳤다. 열흘 넘게 시간을 끌었지만 문 대표는 결국 관철시켰다. ‘최재성 총장 카드’도 그런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 전략홍보본부장에는 안규백 의원이, 대표 비서실장에는 박광온 의원이 유력하다.

●새누리, 당직 인선은 나중에

새누리당도 김무성 대표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주요 당직자들이 모두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 주 2기 당직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당분간 당직 인선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김 대표를 만난 한 당직자는 “대표가 당분간 당직 인선에 대한 생각이 없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복잡한 정국 상황을 감안한 탓이다.

우선 메르스 사태다. 집권세력의 무능을 단적으로 보여준 이번 사태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지 않은 상태에서 당직 인선이 이뤄지면 국민적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까지 거론되는 국회법 개정안 문제도 부담스럽다.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김 대표로서는 후폭풍을 수습하는 것이 급선무다.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은 영남권이 아닌 수도권 3선에서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때문에 친박(친박근혜)계인 한선교 의원(3선·경기 용인병)이 후보군에 거론된다. 사무총장은 원만한 친박계 인사로 가되 핵심 실무를 맡는 사무부총장에 김 대표의 ‘오른팔’을 배치해 보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 충청권 의원은 홍문표 의원(재선·충남 홍성-예산)을 밀고 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 사퇴 이후 흔들리는 충청 민심을 잡기 위해 제1사무부총장을 지낸 홍 의원이 사무총장을 맡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당 대변인에는 김영우 의원(재선·경기 포천-연천)의 유임이 점쳐지는 가운데 원외 인사 중에서 추가로 대변인을 발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지명직 최고위원의 경우 당장 인선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황형준 기자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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