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국가정보원을 비공개로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박 대통령의 국정원 방문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12일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오후 비공개 일정으로 국정원을 방문해 이병호 국정원장에게서 업무보고를 받은 뒤 “북한 정보를 잘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의 처형 등 권력 엘리트의 숙청과 간부들의 탈북 등 김정은의 공포통치로 인한 북한 내부의 동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초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단시간에는 효과를 발휘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정권 불안정성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부분 임기 초 국정원을 공식 방문했다. 반면 박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국정원을 찾은 것은 그동안 상황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 취임 첫해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이어 지난해 간첩 증거 조작 사건으로 국정원이 구설에 휘말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 지난달 10일 국정원 창설일에 맞춰 방문하려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방문 일정이 연기됐다”고 전했다.
3월 19일 공식 취임한 이 국정원장은 조만간 국정원 고위급을 포함한 인사를 통해 조직 쇄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국정원을 방문했을 때 인사 논의가 오갔는지도 주목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