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내정된 원유철 의원은 13일 오후 2시 양복 상의를 추스르며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을 나섰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선 김정훈 의원과 함께 의원회관에 있는 같은 당 의원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이미 오전에도 의원회관을 한 바퀴 돌았다. 전날 밤부터 당 소속 의원 160명의 연락처가 적힌 명단을 들고 틈틈이 전화를 돌리고 있다. 원내지도부에 바라는 목소리를 듣는 ‘경청(傾聽)’ 행보다. 14일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가 될 원 의원이 당과 청와대에 바짝 몸을 낮춘 것이다.
원 의원은 ‘유승민 사태’ 이후 당청 관계 복원, 당내 화합을 급선무로 보고 있다. 사소한 갈등이라도 막기 위해선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식으로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날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당 대표실을 찾아 회의가 끝나길 기다려 각 계파 인사가 포진한 최고위원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이와 아울러 당 지도부와 원내수석부대표 인선을 위해 ‘셔틀식’ 협의를 벌였다. 원 의원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원내대표단 구성은 원내대표 고유의 권한이지만 이번에는 당내 화합이 중요한 과제인 만큼 당 지도부와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4대 개혁에 힘을 보태겠다”며 청와대에도 화합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취임 직후 국정과제 추진에 대해 당이 주도권을 갖겠다던 ‘유승민 체제’와는 시작부터가 다른 모습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