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은 삼위일체, 한 몸이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만 대한민국이 성공할 수 있고 새누리당의 미래도 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4선·경기 평택갑)가 14일 의원총회에서 합의 추대된 뒤 이같이 말했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에는 김정훈 의원(3선·부산 남갑)이 선출됐다. 새누리당 새 원내지도부가 급히 풀어야 할 현안 1호는 ‘유승민 사태’로 헝클어진 당청 관계 복원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 제1과제는 당청 관계 복원
새 원내지도부는 박수로 합의 추대됐다. 계파색이 옅은 데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수도권과 PK(부산 경남) 출신의 조합이라 별다른 이견은 없었다. 이날 의총에는 소속 의원 160명 중 92명이 참석했지만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보이지 않았다.
원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당청은 긴장과 견제가 아니라 소통과 협력을 통해 국민에게 무한히 봉사해야 하는 관계”라며 “관계 정상화가 매우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4월 19일 이후 중단된)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도 하루빨리 재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약속의 정치” 등 박 대통령 특유의 표현을 빌려 쓰며 당청 화합의 의지를 내비쳤다. ○ 계파 비빔밥 인선
원 원내대표는 “제가 비빔밥을 참 잘 만든다. 화합의 비빔밥을 만들어서 당원들과 함께 나눠 먹도록 하겠다”며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 갈등 해소를 다짐했다. 이날 원내수석부대표에도 친박계 TK(대구 경북) 출신의 조원진 의원을 발탁했다. 원내 3인방을 수도권-PK-TK, 비박-친박으로 섞어 놓은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당직 인선을 발표하면서 2기 체제를 발족했다. 비박계 일색이어서 논란이 됐던 1기 당직 인선과 달리 친박을 배려한 흔적이 역력했다.
공천 실무를 총괄할 사무총장에는 친박계 황진하 의원(3선·경기 파주)을, 제1·2사무부총장에는 각각 비박계 홍문표 의원(재선·충남 홍성-예산)과 서청원 최고위원의 측근인 박종희 전 의원이 기용됐다. 수도권과 충청권 출신을 전진 배치한 것은 내년 총선을 비영남권 시각으로 치르겠다는 김 대표의 의지가 반영됐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재선·경기 포천-연천)은 유임됐고 초선 대변인에 신의진, 이장우 의원이 기용됐다. 이 의원은 유 전 원내대표 사퇴를 주장하며 친박 돌격대 역할을 했다. 당 대표비서실장과 전략기획·홍보기획본부장은 발표가 미뤄졌지만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
○ 대야 협상력이 첫 시험대
원 원내대표는 28세에 경기도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최연소 도의원’ 기록을 갖고 있다. 친화력이 탁월해 비박이면서도 친박의 거부감이 덜한 편이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청이 불안하면 국정 운영이 불안해지고 국민이 불안해진다”면서 “당청 협력이 국정 운영을 책임진 여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집 안에서도 부부싸움 할 때 밖이 모르게 싸운다. 밖에서 다 알게 싸우면 이혼하자는 것과 같다”며 “당청 간 소리 없이 물밑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24일까지 추가경정예산안을 매끄럽게 처리해야 한다. 사학연금법 개정, 노동시장 개혁, 국회선진화법 개정 등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를 찾아가 정례회의를 제안했지만 여야 협상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새정치연합의 한 당직자는 “유승민 사태 이후 여당에 대한 청와대의 장악력이 더 커진 것 아니냐”며 “야당이 청와대와 대립각을 본격적으로 세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