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19분 독대’ 힘실린 김무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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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與지도부 회동]“분위기 좋았다” 대화내용은 함구
노동개혁 등 추진방향 논의한듯… 與의원 그룹별로 靑 초청 건의도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지도부와 회동한 뒤 김무성 대표와 19분 동안 따로 만났다. 4월 16일 이완구 전 국무총리 거취를 놓고 청와대에서 독대한 이후 91일 만이다. 이날 독대는 김 대표 취임 이후 네 번째다. 현기환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14일 취임 인사차 김 대표를 예방했을 당시 사전 조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단독 회동은 앞서 세 차례 독대에 비해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이날은 여권의 내홍이 수습된 이후 이뤄진 만남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과의 독대 내용에 대해 일절 함구했다. 이날 회동에 동행했던 원유철 원내대표와 김정훈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당 대변인들에게도 “독대 내용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고만 했다고 한다. 회동 직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도 독대와 관련한 질문에 “좋은 분위기 속에서 나라 걱정하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내용은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김 대표는 박 대통령과 조만간 재개될 고위 당정청 회의 의제를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박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노동 개혁이 주로 언급됐을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이어 당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노동 개혁에 대해 박 대통령이 협조를 요청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김 대표가 앞서 14일 한국노총 농성장을 찾아 “노동시장 개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이 밖에도 김 대표가 25일부터 예정된 자신의 방미 일정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자칫 대선 행보로 비치지 않도록 박 대통령의 양해를 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도 “미국에 간다는 계획을 말씀드렸고, 대통령도 ‘잘 다녀오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또 박 대통령이 이번 국회법 거부권 정국에서 김 대표가 보여준 당청 간 중재 역할을 높이 평가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대표는 특히 당청 소통 강화를 위해 박 대통령과 소속 의원들이 만나야 한다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의원 160명을 한꺼번에 초청하는 것보다 50∼60명 정도 그룹별로 나눠 세 차례에 걸쳐 청와대에서 회동하는 방안이 제시됐다는 후문이다.

앞서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첫 번째 독대는 지난해 7월 15일 김 대표 취임을 맞아 당 지도부와 상견례 직후 5분간 이루어졌으며 인사 난맥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지난해 9월 20일에는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앞서 서울공항에서 김 대표와 10여 분간 세월호 정국 돌파 해법을 논의했다. 4월 16일 독대는 이 전 총리 거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급히 김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이뤄졌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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