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의 의총 소집 막아선 친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7일 03시 00분


이종걸 “16일 개최”… 문재인측 반대
20일로 연기… 혁신안 충돌 예고

‘내일(16일)은 혁신안 관련 의원총회가 있을 예정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실은 15일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의원들에게 발송했다. 그러나 이날 밤 의원들에게 다시 문자메시지를 보내 “의총을 20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연기한다”고 알렸다.

새정치연합은 연기 이유에 대해 “혁신위원회가 16, 17일 부산 일정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혁신위 일정은 이미 예고된 상태여서 다른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혁신안의 운명을 가를 20일 중앙위원회를 앞두고 의총이 열리면 가뜩이나 팽팽한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진영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의총 개최는 이종걸 원내대표 등 비노 진영 인사들이 주축이 된 원내지도부가 결정했다. 비노 진영은 혁신안에 대해 “지나치게 당 대표의 권한을 강화했다”며 줄곧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문재인 대표 측은 의총 개최에 반대했다. 표면적으로 문 대표 측은 “16일에는 국가정보원 해킹 프로그램 의혹 진상조사위원회의 해킹 시연이 있다”며 의총 연기를 요구했다. 이날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탈당 선언을 하는 등 어수선한 당 사정도 연기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 당직자는 “혁신안을 놓고 충돌이 있을 게 뻔한 상황에서 의총을 서둘러 열 필요가 있겠느냐는 판단도 있었다”고 전했다.

결국 의총은 20일로 미뤄졌지만 이 자리에서 계파 간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일부 호남 의원들은 문 대표의 사퇴까지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진 의원은 “중앙위가 열리는 날 오전에 의총을 열면 제대로 된 토론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의총 분위기에 따라 혁신안의 중앙위 통과 여부도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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