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20일 국가정보원 해킹 프로그램 의혹을 두고 공세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정원 임모 과장의 유서가 전날 공개되고 국정원 직원 일동 명의의 성명까지 발표되자 “진실을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며 발끈한 것이다. 전날 당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의 ‘선(先) 진상규명, 후(後) 현장조사’라는 차분한 기조와는 사뭇 다른 격한 분위기였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인의 죽음이 오히려 사건의 의혹을 더 키웠다”면서 “검찰의 조속한 수사와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며 “검찰이 즉각 수사와 압수수색에 착수하지 않는다면 국정원의 은폐와 정보 인멸을 방조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표는 “국민의 불안감과 의혹이 커지는데도 새누리당은 거꾸로 국정원의 방패막이를 자처하고 나섰다”며 “심지어 야당 책임이라며 정쟁으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안 위원장은 국회 차원의 청문회 등 조사가 이뤄진 다음 밝혀지지 않는 게 있다면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 대표는 검찰 수사부터 하자고 강경 발언을 한 것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이번 사건은) 2005년 휴대전화 도청 의혹 사건인 ‘안기부 X파일 사건’보다 100배, 1000배 더 심각한 사건”이라며 “진상 규명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침묵과 방관이 더이상 길어져선 안 된다”고 밝혔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국정원의) 대간첩작전이라는 주장이 새빨간 거짓말로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며 “특검 등 철저한 수사로 의혹을 밝혀내야 한다”고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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