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 의심에 책사 범증이 던진 말… 신설 본부장직 거절 시사하면서
비노측 ‘의심’에 억울함 표현한듯
“걸해골(乞骸骨)의 심정으로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성 사무총장(사진)은 19일 사전 최고위원회의 참석차 회의실로 가던 중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걸해골’은 해골을 빈다는 뜻으로 주군에게 모든 관직에서 물러나기를 청하는 말이라고 한다. 중앙위원회에서 사무총장제가 폐지되는 혁신안이 통과되면 자신은 한 달 만에 짐을 싸야 하기 때문이다.
걸해골은 기원전 2세기경 한나라를 세운 유방이 초나라의 항우와 중원의 패권을 놓고 다툴 때 항우의 책사 범증이 물러나겠다며 쓴 표현이라고 한다. 항우와 범증을 갈라놓으려는 유방 측의 계략에 빠진 항우는 유능한 범증을 의심했고, 결국 범증은 항우를 떠났다.
최 총장은 20일 동아일보와 만나 “마음을 비웠다”고 말했다. 사무총장직 대신 신설되는 총무본부장직에 최 의원을 발탁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의구심을 일축한 것이다. 동시에 자신을 유능한 명신인 범증에 비유해 자신을 내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최 총장은 이날 중앙위에 앞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정치는 스스로가 억울하고 안타까워도 보편적인 설득력을 갖지 못하면 참 어렵다는 것을 배웠다”며 “국회의원 최재성을 본래대로 평가해 달라. 그러면 지금까지의 억울함을 내려놓고 내년 총선 돌파만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1일 단행될 당직 인선에서 강기정 정책위의장의 후임에는 비노의 최재천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사무총장은 총무본부장, 김관영 의원은 조직본부장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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