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능력과 탄도 미사일 등은 한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다. 하지만 현안에만 집중하다 보면 우리는 장기적으로 한국이 처한, 그리고 조만간 반드시 닥쳐 올 위험을 간과할 수 있다. 그 위험의 핵심은 출생률의 저하이며, 이로 인한 병력 자원의 감소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태어난 해는 1971년으로, 100만 명이 출생하였다. 하지만 2013년에 태어난 아이는 43만6455명에 지나지 않는다. 출생률의 저하는 인구 고령화를 초래하며, 동시에 병력 자원의 확보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북한의 위협이 다양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군사력 구조 또한 변화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의 군사력은 다양화된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데 적절한가? 지금으로는 적절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어떠할까?
인구 구조 측면에서 한국의 군사력은 현재 심각한 위험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 입대 연령을 20세로 본다면, 2020년 입대자는 2000년생이다. 이해에 63만4500명이 태어났다. 하지만 2002년 이후 출생자는 급격하게 감소하였고, 50만 명을 초과하지 못하고 있다. 즉 1971년 100만 명의 아이가 태어났다면, 최근에는 그 절반 미만의 아이가 태어난다. 이것은 바뀔 수 없는 현실이다.
그 때문에 한국군, 특히 한국 육군은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과거와 같은 ‘노동집약적 군사력’은 더 유지될 수 없다. 과거 육군은 남성 인구 전체를 징집하여 병력을 확보하였지만, 이제는 출생률 저하로 기존과 같은 병력 규모를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설사 현재 21개월인 병역 기간을 두 배로 늘린다고 해도 1971년 출생자가 입대하였던 1991년 육군의 상황을 재현할 수 없다.
해결책은 한국 군사력, 특히 육군이 자본집약적 군대로 변화하는 것이다. 2013년 병력 1인당 군사비 측면에서, 한국은 4만8155달러를 사용하여 중국의 4만9091달러보다도 낮았다.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중국 1인당 GDP의 274% 수준이며, 한국 경제는 중국 경제보다 3배 가깝게 자본집약적이다. 그러나 한국 군사력은 중국 군사력과 비슷한 정도로 노동집약적이다.
이제 이러한 노동집약적 군사력은 변화하여야 한다. 특히 육군이 변화해야 하며, 그 변화 방향은 다음 두 가지 부분의 자본집약화이다. 첫째, 우리는 병력을 축소하고 조직을 적극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현재 육군이 추진하는 국방 개혁의 기본 방향은 타당하다. 기존 병력을 유지한 상황에서 국방비를 증액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인구 압력을 고려한다면 성공할 수 없다.
둘째, 병력 감축으로 초래되는 공백은 새로운 기술을 통해 보충하여야 한다. 단순히 화력 증강에 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인기 및 전투 로봇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민간에는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무인기 등이 존재하며, 이러한 기존 기술을 응용하여 정찰과 지휘·명령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에 멈추지 않고, 우리는 추가 투자를 통해 전투 기능을 탑재한 무기 체계 등을 개발하고 배치해야 한다.
인구 변화는 불가항력이다. 2015년 출생자가 2035년에 입대한다. 현재의 군사력 구조로 현재의 안보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구조로는 미래의 안보를 유지할 수 없다. 또한 복지와 안보는 상충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출생률 제고를 위한 노력은 미래 안보를 위한 매우 생산적인 투자다. 출생률 증가는 고령화 문제를 완화해 줄 뿐 아니라, 병력 자원의 확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자본집약적 군사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평균 정도인 GDP의 2.7% 규모의 국방비는 증액되어야만 한다. 출생률이 줄어든 상황에서, 안보를 위해서는 국방비 증액이 필수적이다. 어쩔 수 없다. 이것이 현실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