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연일 右클릭… 임진각서 최고위 열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3일 03시 00분


[北, DMZ 지뢰 도발]
與에 한발 앞서 안보중시 행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2일 북한군의 목함지뢰 도발과 관련해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전날 당 차원에서 대북규탄결의문을 처음으로 발표한 데 이어 연일 북한을 정조준한 셈이다.

문 대표가 이날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곳도 경기 파주시 임진각 전망대였다. 뒤로 북녘 땅이 보이는 곳에서 북한의 지뢰 도발을 성토한 것이다. 최고위원들이 앉은 테이블 앞에 ‘광복 70년 이제는 통일입니다’라는 현수막도 내걸었다.

문 대표는 “북한이 군사분계선 남쪽에 의도적으로 지뢰를 매설해 인명사고를 일으킨 건 명백한 군사 도발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안보 이슈’가 더 이상 여당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우(右) 클릭’ 행보였다.

문 대표는 3월 26일 천안함 용사 5주기를 하루 앞두고 강화도 해병부대를 찾아 야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천안함 사태를 ‘북한의 폭침’으로 규정했다. 당 일각에선 문 대표의 노선 전환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당 대표 취임 이후 역점을 둬 온 ‘안보 정당’ 행보의 연장선상이었다. 문 대표가 2012년 대선 후보 당시 천안함 ‘폭침’이 아닌 ‘침몰’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물의를 빚은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그동안 ‘진보’ 이미지가 강했던 문 대표가 당의 노선을 ‘중도’로 바꾸려 하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당의 무게중심을 유권자층이 넓은 중도층에 맞춰야 한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단과의 오찬에서 새누리당보다 안보를 더 강조하며 앞서나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동안 우리 당이 강조한 남북관계 화해 협력은 안보의 기반 없이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박근혜 정부만 비교해 봐도 우리가 안보에 더 많이 노력해서 성과가 좋았고 더 유능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당명 개정에 대해 “지지자들이 민주당이란 이름에 애정을 갖는 건 사실”이라며 “9월 18일 창당 60주년 기념행사에 즈음해 논의들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파주=권재희 인턴기자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문재인#임진각#최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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