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中전승절 참석-열병식 불참]
訪中보다 訪美 먼저 공개 원해 12일밤 확정… 이례적 심야 발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던 청와대가 한숨 돌렸다. 한미 간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면서 청와대가 정상회담 일정을 공식 발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12일 오후 11시 반경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휴대전화로 ‘10월 16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사실을 문자로 알려왔다. 그 시간은 이미 웬만한 신문의 마감시간을 넘긴 상태다. 청와대가 이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전례가 없는 ‘문자 브리핑’을 한 것이다. 정상회담일을 무려 두 달여 앞둔 시점에 발표한 것도 이례적이다. 그만큼 청와대가 다급했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미국과 중국, 주요 2개국(G2) 사이에서 묘수를 찾아야 했다. 1단계로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먼저 발표해 한미 간 혈맹관계에 이상이 없음을 주지시킨 뒤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국 방문을 공식화하는 수순을 밟으려 했다.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 일정 발표가 조금씩 늦어지면서 청와대는 애가 탔다고 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10일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 여부에 대해 “이르면 이번 주에 결정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가 “다음 주 후반께 결정될 것 같다”고 시점을 늦춘 것도 이런 고민과 무관하지 않다.
한미 정상회담 소식을 먼저 전하고 나중에 중국 방문 일정을 발표하는 게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국민을 향한 메시지라고 한다. 중국군 열병식 불참은 미국, 중국 두 나라를 의식한 절충안인 셈이다. 전승절이 열리는 시점에 중국을 방문해 박 대통령을 전승절 행사에 초청한 중국의 면도 세워주고, 중국은 방문하지만 열병식에는 참석하지 않음으로써 미국의 면도 세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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