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년 실형이 확정돼 수감을 앞둔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2일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잇따라 참배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16대 국회 때 DJ에 의해 발탁돼 정계에 입문한 뒤 여성부 장관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환경부 장관에 이어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로 발탁됐다.
한명숙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이희호 여사는 한명숙 전 총리의 건강을 염려하며 “곧 나오게 될 것”이라고 격려하고 손을 잡아주며 배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한명숙 전 총리는 오후에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믿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한명숙 전 총리는 수감을 앞두고 묘역을 찾은 이유를 묻자 “가기 전에 대통령께 인사드리러 왔다”고 답했다.
한명숙 전 총리와 비공개 면담을 가진 권양숙 여사는 역시 한명숙 전 총리의 건강을 걱정하며 “힘들더라도 조금만 견뎌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명숙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은 가셨지만 저는 살아 있지 않느냐.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노 전 대통령이 남긴 묘비명인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언급, “그 말씀이 가슴에 파이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고 한다.
한명숙 전 총리는 23일 병원 진료를 받은 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오후 한명숙 전 총리가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직전에는 구치소 앞에서 새정치연합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배웅하는 ‘진실 배웅’이라는 행사가 열린다.
수감 앞둔 한명숙. 사진=수감 앞둔 한명숙/동아일보 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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