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9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된 한명숙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71)이 대법원 선고 나흘 만인 24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2007년 대통령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에 대한 형 집행이 8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헌정 사상 첫 총리 출신 ‘기결수’란 불명예를 쓰게 된 한 전 의원은 입감 순간까지 “사법정의가 죽었다”며 사법부의 판단을 정치탄압이라고 몰아세웠다.
한 전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35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 검은 정장 차림으로 나타났다. 미리 와 있던 지지자들과 일일이 포옹과 악수를 나눈 그는 “나는 결백하고 당당하기 때문에 울지 않겠다”며 “사법 정의가 죽었기 때문에 장례식에 가려고 상복을 입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21일 한 전 의원의 형을 집행할 계획이었지만 한 전 총리의 요청을 받아들여 입감을 사흘 미뤘다.
구치소 앞에 모인 한국여성단체연합 소속 회원 100여 명은 결백을 뜻하는 백합꽃을 든 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한 전 의원을 배웅했다. 이 자리에는 이종걸 원내대표와 신경민 서영교 임수경 진성준 장하나 유은혜 박범계 한정애 의원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표 등 당 지도부는 대부분 불참했다. 새정치연합은 “법원 판결까지 정치탄압으로 모는 것은 무리”라는 일부 의원의 지적과 ‘비리 정치인 감싸기’라는 여론의 역풍을 감안해 참석 여부를 의원 자율에 맡겼다. 이 원내대표도 당 지도부 자격이 아닌 ‘신공안탄압저지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행사 참석자들은 ‘사법부는 죽었다’ ‘야권탄압 死(사)법부’라는 팻말을 들고 “한명숙은 무죄다”란 구호를 외쳤다. 대법관들을 비하한 ‘법비(法匪·법의 비적) 척결’이라는 문구도 보였다. 한 전 의원은 당에서 선물한 성경책과 백합꽃을 안고 구치소 영내로 들어갔다.
한 전 의원은 구치소에서 수형자 분류 절차를 거친 뒤 기결수가 수감되는 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2017년 8월 박근혜 정부 임기 말에 출소하지만 사면 복권을 받지 못하면 수감 생활이 끝난 뒤 10년이 지난 만 83세까지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이날 한 전 의원의 정치탄압 주장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선 “항소심 실형 선고에도 불구속 재판 ‘특혜’를 누리던 사람이 대법원 판결에도 끝까지 희생양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법체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삼권분립을 외치던 사람 맞나” “정치 희생양 흉내 그만 내라” 등의 비판 글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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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2015-08-25 04:56:52
혹여 판결에 잘못이 있드라도 한 나라의 총리와 국회의원까지 하시던 분이 당원 수십명 측근들까지 포함 가세한 모습 너무나 보기 불편했습니다. 떳떳히 법에 순응하며 젊잖게 정부와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반성하는 시간을 보내겠다고 하면 그나마 국민들 속이 덜 불편 했을텐데..
2015-08-25 06:21:34
야당 추천 대법관까지 유죄 판결 내렸다. 이런대도 죄가 없다니 김정은도 웃겠다. 이런 여자가 대한민국 총리해먹었다니 나라가 부끄럽다. 양심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좌파 대모인 이 여자를 북으로 보내버리든지 광화문 네거리에서 인민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
2015-08-25 05:55:56
대법 판결나자마자 즉각 구속 안한 검찰에 책임 물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법을 부정하도록 방조 조장한 검찰입니다